"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신의 아그네스'는 셋이 정말 모든 마음을 비우고 열심히 했습니다"
연극배우 윤석화씨는 '꿀맛'에서 출발해 '명성황후''마스터 클래스'까지 모두 29편의 연극과 뮤지컬에 출연한 베테랑 연기자다. 그러나 '윤석화'하면 수녀복에 두 눈 가득 눈물을 채우고는 "왜 울고 계세요?… 하지만, 전 믿어요"라는 청순한 이미지의 아그네스가 떠오른다. 그게 벌써 16년전인 83년이다.
윤씨가 그 '신의 아그네스'를 들고 오는 27, 28일 대구(시민회관 대강당)를 찾는다. 초연때 공연한 윤소정씨, 이정희씨와 함께.
이번에는 윤씨가 연출까지 맡았다. "초연은 소극장용으로 스케일이 작았습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공간의 여백을 많이 살렸습니다. 또 최대한 원작에 충실했습니다" 초연때와 달리 윤씨는 성가곡까지 부르면서 열정을 불태운다.
여전히 청순한 이미지. 그러나 그는 벌써 중년을 넘기고 있다. "연극인은 영혼의 메신저(전달자)입니다. 외모가 늙는 것과 영혼이 늙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윤씨는 맑고 순수한 아그네스의 영혼이 되려고 노력했고 이번 공연에서 "관객들이 충분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신의 아그네스'는 윤씨를 스타덤에 올려놓은 작품이다. 또한 우리 연극사에서 장기공연의 효시가 된 작품이며 연극의 예약문화를 정착시켰고, 또 연극이 배우예술이란 점을 입증한 연극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가 느끼는 애정도 남다르다. 지난 93년 "미국에 가기 전에도 꼭 한번 더 해보고 싶었던 작품"이라고 했다.
'덕혜옹주''마스터 클래스'이후 처음 찾는 대구 무대. "깨끗하고 신선한, 열정적인 무대가 될 것"이라면서 "대구관객과 뜨거운 만남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올해로 연극 인생 25년을 맞는 그는 4월부터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서울 산울림소극장에서 걸고 올 8월쯤 다시 대구를 찾을 예정이다.
〈金重基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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