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영월군 한 폐교에 국내 최초로 책박물관이 들어선다.
내달 3일 개관하는 '영월 책박물관'. 맑은 동강이 땅을 적시는 영월군 서면 광전리 골말마을 신천초등 여촌분교에 문을 여는 이 책박물관은 근대서적 전문박물관. 우리나라 책의 역사를 정리하고 올바른 책 문화를 정립하기 위해 세워진 사설박물관이다.
울창한 소나무숲에 푹 파묻힌 폐교의 교실과 관사, 운동장을 있는 그대로 활용한 이 박물관은 다종다양한 책들이 복잡한 도시를 떠나 풍경속으로 찾아 들어간 경우다.
책마을을 꿈꾸는 한 서적상이 일궈낸 결실이다. 관장 박대헌(46)씨는 서울 광화문에서 20여년동안 고서점 '호산방'을 운영해온 사람. 박씨가 5년전부터 구상해온 책박물관은 네덜란드 브르데보르트나 영국의 '헤이온 와이', 벨기에 '레 뒤', 프랑스 '몽틀리외', 일본의 '켐푸치'와 같은 책마을의 전 단계다.
"그림같은 자연과 책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책세상을 우리 땅에 만드는게 꿈"이라는 그는 때묻지 않은 동강과 평창강이 흐르는 한적한 두메산골 영월을 찾아냈다.
이번 책박물관 개관을 계기로 생활터전을 완전히 영월로 옮기고 '호산방'서점도 함께 이전한 박씨는 교실과 관사 숙직실 창고 등을 있는 그대로 활용해 상설전, 특별전과 함께 고서점과 전문서점을 선보인다. 책박물관은 앞으로 이뤄질 책마을의 센터 역할을 맡게 된다.
박씨는 책박물관 개관에 맞춰 한국근대 책의 역사를 정리한 '우리 책의 장정과 장정가들-한국근대 도서장정의 소사'를 열화당에서 펴낸다. 그의 책사랑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96년 '서양인이 본 조선-조선관계 서양서지'를 펴내 출판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 책은 1655년이후 1949년까지 300여년동안 서양에서 출간된 한반도관련 단행본 267권을 소개한 것으로 분량만도 1천쪽에 달한다.
그는 또 책박물관을 염두에 두고 지난 91년 '서양고서전'을 마련하는등 그동안 두차례 대규모 책전시회도 개최한 바 있다.
4월3일 개관날에는 '아름다운 책'과 '어린이책'을 주제로 특별전도 마련한다. 한국 근대도서중 책 자체를 아름답게 만든 100권의 책이 전시된다.
48년에 출간된 서정주씨의 시집 '귀촉도'를 비롯 박목월 등의 '청록집'(46년), 김동인의 소설집 '왕부의 낙조'(41년)등 희귀본이 다수 포함돼 있다.
또 목판본 '동몽선습'과 윤석중 동요집 '초생달'(46년)등 조선시대부터 60년대까지의 교과서와 동화.동시집, 만화, 잡지, 음반등이 소개된다.
개관시간 오전 10시~오후 7시(겨울철 오후 5시). (0373)372-1713.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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