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아침이 열리고 있다. 금호강 위로 떠오르는 아침 해를 맞이하며 강변을 걷는다. 맑은 공기가 귓볼을 스치고 지나가자 어쩐지 가슴이 뭉클해 오더니, 강 건너 나무들에게서 파르스름하게 봄 색깔 도는 것이 보이자 이제는 눈물까지 핑 돈다.
고맙다. 봄이 오는 것이 고맙고 오늘도 어김없이 떠오르는 찬란한 태양이 고맙다. 또 내 두 발로 강변을 산책할 수 있는 것이 고마우며 강을 끼고 있는 '강촌 마을'에 살고 있다는 사실도 나를 감격하게 만든다. 남이 보면 조금도 감격할 것이 없는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일상일지 모르지만, 나는 이렇게 자주 나의 생활에 취하여 살아간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감정의 동요가 적은 편이다. 그것은 어찌 보면 점잖고 믿음직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때로는 인색해 보이기도 한다. 기쁜 일이 있어도 빙그레 웃고 마는 사람, 달을 보고도 가슴 뭉클해지지 않는 사람이라면 참 재미없는 인생을 사는 사람일 것이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큰 기쁨을 주는 일이 뭐 그리 자주 있겠는가.
자기 생활에 흠뻑 취해 살며 작은 기쁨이라도 표현해 보라. 그러면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의 능률은 배가될 것이며, 그 기쁨 또한 배로 커질 것이다.
경쟁이 치열한 사회일수록 주어진 일을 적당히 해서는 살아남기가 어렵다. 자기에게 주어진 일에 흠뻑 취하여 신바람을 내며 사는 사람은, 자기 인생을 아름답게 가꿀 줄 알 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까지 덩달아 신나고 즐겁게 만들어 준다.
우리 주변에 우리를 취하고 신바람나게 만들어 주는 일은 찾아보면 무수히 많다. 그런데 사람들은 오늘도 그것을 듣고도 못 듣고 보고도 못보고 있으니 그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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