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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하외마을에 경사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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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2년이던가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이 일본을 첫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모처럼 일본 제1의 후지산 관광이 계획됐지만 예상치 못한 악천후로 일정이 취소되자 여왕은 몹시 서운한듯 짜증스런 얼굴을 풀지 않았다.

여왕의 수행원을 비롯, 일본측 영빈관들이 모두 곤혹스러웠음은 당연한 일.

이때 요시다 시게루 일본 총리가 나서서 "천하의 후지산도 영국서 오신 여왕님의 미모 앞에서는 부끄러워 얼굴을 가리는 모양"이라고 재치를 부리자 젊은 여왕의 얼굴에는 활짝 웃음꽃이 번졌고 긴장했던 장내(場內)는 금세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청순한 여왕의 미모와 요시다의 '매너'는 그 이후 두고두고 화젯거리가 됐던 것이다. 엘리자베스 여왕이 4월19일 방한, 21일 안동에 들러 생일상을 받는다고 한다.

왕년의 청순한 모습이야 세월에 씻겨 버렸겠지만 고고한 여왕의 기품은 여전하다. 73세의 노령에도 연간 3천여건의 각종 행사에 참석하고 해마다 2개국 이상을 방문하는 여왕의 우아한 자태는 영국뿐 아니라 세계인의 사랑과 존경을 받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여왕이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무디스 지수가 몇단계 올라가는 것보다 중요한 일"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어쨌든 요즘 안동은 엘리자베스 특수(?)로 붐비고 있다 한다. 영국 여왕의 안동 방문 기사가 나가자 전국에서 관광객이 하회마을과 봉정사로 몰려들고 있다는 것이다.

평일에는 1천여명, 주말에는 3천여명이 몰린다니 수입을 올리는 것은 물론이려니와 유교문화를 널리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해서 현지에서도 반가워 하고 있다는 것.

여왕의 방문을 계기로 인삼·송이축제(영주), 국제 탈춤페스티벌(안동), 폐광을 이용한 관광개발(문경)등이 관광객 유치로 한몫 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귀인의 방문따라 오랜 전통의 하회마을도 새시대를 향한 발전의 기지개를 켜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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