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갑재선 이회창총재 나설까

서울 구로을, 시흥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패배한 한나라당이 서울 송파갑, 인천 계양.강화갑 재선거를 내년 총선 수도권 대회전의 전초전으로 삼고 '필승카드'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한나라당 서울시지부는 2일 오전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전체지구당위원장회의를 열고 송파갑 선거대책을 논의했다. 선거일정도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한나라당이 이처럼 재선거를 향해 가속페달을 밟고 있는 것은 "더이상 수도권에서 밀릴 경우 내년 총선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을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날 참석자들은 "송파갑 후보는 객관적으로 당선이 확실한 후보를 추천해야 한다"면서 "당지도부와의 친소관계가 기준이 돼서는 안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박명환(朴明煥) 시지부장이 전했다.

이에 따라 사회적 인지도, 참신성, 전문성 등 3가지를 원칙으로 후보를 선정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인재 발굴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현재 당내에서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송파갑 후보는 최병렬(崔秉烈) 부총재, 김홍신(金洪信) 의원, 진 영(陳 永) 변호사, 최한수(崔漢秀) 건국대 교수, 이영희(李永熙) 전 여의도연구소장 등이다.

그러나 최 부총재는 본인이 고사하고 있고 나머지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일부 수도권 의원들간에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송파갑 선거를 필승으로 이끌어 내년 총선때 수도권에서 야당바람을 일으키는 발판으로 삼아야 하며 야당의 목을 죄고 있는 '세풍' 및 '총풍사건'의 유령으로부터 벗어나는 길은 이 총재 카드가 유일한 선택이라는 주장이다.

서울 출신의 한 의원은 "송파갑 재선거에서 지면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전체가 공멸할 것이며 이총재가 총재직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면서 "총재가 몸을 던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서울출신의 또다른 의원은 "지난번 종로에서 나왔다면 상징성과 명분이 있지만 이번에는 아무 명분도 없다"면서 "대선후보로까지 나섰던 총재가 출마해 당선된다 해도 참다운 승리의 의미를 찾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특히 일부 이 총재 측근들은 "총재를 흔들기 위한 정략적 발상"이라며 비주류에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한편 여당에서도 송파갑 재선에 내세울 후보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국민회의에서는 김희완(金熙完)전서울시정무부시장이 공천을 희망하는 가운데, 방송출연으로얼굴이 널리 알려진 오세훈(吳世勳)변호사와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의 사위 고승덕(高承德)변호사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자민련은 아직까지 송파갑에 후보를 낼 지의 여부도 결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현 지구당위원장인 나창주(羅昌柱)전의원이 공천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