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묘법연화경 한글본 쓰는 서예가 김영권씨

"불자로서 나의 마지막 의무라는 생각으로 한자한자에 모든 정성을 쏟고 있습니다올해 서력 45년째를 맞는 서예가 김영권(71)씨. 지난 세월동안 수많은 작품을 써왔지만 올해는 그에게 남다른 의미를 지닌 한 해가 될 것 같다. 지난 3월말부터 '묘법 연화경(법화경)' 한글 번역본 전7권을 서폭에 옮기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말씀이라도 어려워서 읽을 수 없다면 소용이 없잖습니까. 한자에 익숙하지 못한 한글세대를 위해 이 작업을 생각하게 됐죠"

총 13만475자. 한 장에 465자를 쓸 수 있는 전지로 281장을 써야 할 정도의 방대한 작업이다. 하루 세시간동안 전지 한 장씩 쓰기를 벌써 한달 가까이 작업을 해왔지만 빨라야 내년초쯤 마무리될 전망. 갈 길이 멀다.

올들어 서예가 이남석씨가 '묘법 연화경'의 한자 원문을 병풍에 옮기는 작업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처럼 한글 풀이를 옮겨쓰는 것은 김씨가 처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제시절 영천 은해사내 오산불교학교에서 공부한 인연으로 평소 불경에 남다른 열정과 애착을 갖고 있는 것이 이번 작업의 원동력이 되었다고.

작품이 완성되면 제작비용문제 때문에 40장 정도는 20폭 병풍 2개로 만들고 나머지는 배접해 두겠다는 그는 인터뷰를 마치자 또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붓을 들어 '묘법 연화경'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40여년간 교직에 몸담았던 그는 지난 93년 대구서부초등학교를 끝으로 정년퇴직했다.

〈金嘉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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