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길이 갈라지는 자연의 신비를 머금고 남도의 육자배기 가락과 창 그리고 판소리 한마당이 걸쭉하게 펼쳐지는 곳.
이순신장군이 명량대첩을 거둔 울돌목의 격랑위로 놓인 진도대교가 초입에 들어서면 진도사람냄새와 남도가락이 물씬 실리어 온다. 최근에는 일본인 관광객들도 적잖게 찾는 곳.
오는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또다시 진도의 바닷길이 열린다. 평소 배로만 건너다닐 수 있는 2.8㎞ 바닷길을 이때만큼은 걸어서 오갈 수 있는 매력 때문에 전국에서 사람이 몰린다. 진도군 고군면 회동리와 의신면 모도리를 잇는 바닷길이다. 길너비도 40여m에 이른다. 더 이상 '한국의 모세기적'이라는 수식어가 필요없는 곳이다. 하늘을 향해 드러난 바닥에는 꼬물거리는 낙지와 꼬막 그리고 미역·다시마·게·반지락·소라등 손만 뻗치면 해산물이다.
그러나 황홀한 자연현상을 제대로 음미하기 위해서는 바닷길이 열리는 시각을 잘 알고 나서야 한다. 시간여유를 두고 미리 진도에 들어갈 필요가 있다. 지난4월의 첫번째에 이어 올들어 두번째인 이번 바닷길은 15일 오후5시14분과 16일 오후5시56분 그리고 17일 오후6시38분쯤이라고 진도군은 밝히고 있다. 바닷길이 열려있는 시간은 40분정도여서 서둘러야 한다.
따라서 회동리에서 걸어서 모동리에 도착하며 바닷길 체험을 하거나 미리 배로 모동리에 건너간 뒤 걸어서 회동리로 나오면서 자연이 빚어내는 신기함을 맛보든지 해야 한다. 걸어서 왔다갔다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진도군에서는 이번에도 많은 즐길거리들을 마련하고 있다. 4월 바닷길이 트였을 때 영등축제가 열렸듯이 바닷길이 열리기 하루전인 14일 전야제를 비롯, '신비의 바닷길 축제'가 17일까지 열려 풍성한 볼거리와 눈요기거리가 마련된다.
13일부터 이틀간 진도향토문화회관에서 육자배기와 서도요·경남요·영남요·남도요·제주요·노동요등 제2회 남도민요 전국경창대회가 열린다. 또 15일에는 개막식을 갖고 사물놀이등 민속시연에 이어 16일 전국시도대항 장사씨름대회와 바닷길체험 17일 청소년어울마당과 진도개묘기자랑·조개잡이체험등 다양한 행사가 벌어진다. 특히 나배도닻배놀이와 진도북놀이및 진도만가등 민속시연은 축제기간 내내 이어질 예정이어서 남도특유의 걸쭉한 서민체취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해지는 진도 석양도 볼만하다.
진도군청의 조효영씨는 "바닷길에는 각종 해산물이 드러나 호미 한자루면 생생한 바닷길을 체험하면서 진도의 토속민속들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말했다.
〈鄭仁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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