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상도.전라도 사투리 한교실서 정겨운 대화

17일 오후 대구시 북구 침산중학교. 나른한 졸음이 몰려올 오후 첫 수업시간이지만 전라도 사투리가 섞인 목소리가 교실마다 낭랑하게 퍼지면서 활기를 띠고 있었다. 침산중 학생들은 2박3일간 일정으로 대구를 방문한 전남 나주중 학생 81명을 맞아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다.

"저는 나주중학교 1학년 김홍일입니다. 대구가 처음이지만 낯설지만은 않네요…"1∼3학년까지 각 교실에 흩어진 나주중 학생들은 대구 학생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고 얼떨떨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나주 친구들을 서로 옆자리에 앉히려고 다투는 학생들, 궁금한 얼굴로 온갖 질문을 던지는 학생들을 말리느라 교사들은 수업시간 내내 진땀을 빼야했다.

"나주는 물론 전라도 땅을 아직 밟아보지 못했어요. 어떤 곳일까 궁금했는데 사흘동안 알고 싶은 것을 다 물어볼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나주에서 온 홍일이에게 자기 자리를 내준 침산중 1학년 조민성군은 불편한 교실통로에 앉아 있으면서도 연신 즐거운 표정이었다.

이날 수업에서 침산중학생들과 나주중학생들은 자기고장 소개와 독서토론을 벌였다. 평소에는 졸린다며 새우눈을 하고 있던 학생들이 많았으나 이날 수업만큼은 졸고 있는 학생들이 하나도 없었다.

나주 중학생들은 이어 팔공산에 올라 야외수업을 가진 뒤 자매결연을 맺은 81명의 대구 친구집에 여장을 풀었다. 이들은 18일 경주, 청도 등 대구.경북지역 명소를 방문한 후 19일 나주로 떠난다.

침산중 이용락(61)교장은 "도시와 농촌지역간 학생들이 동서 교류를 통해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문화를 접하는 기회를 갖게돼 유익하고 좋은 추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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