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LA 타임스가 선정한 '올해 미국에서 가장 좋은 소설 베스트 10'에 든 미국작가 수잔 최(30)의 장편소설 '외국인 학생'이 문학세계사에서 번역 출간됐다.
이 작품이 국내독자들의 눈길을 끄는 것은 작가가 한국계라는 점 뿐아니라 주인공 안 창의 삶의 궤적을 따라 한국전쟁의 비극과 상흔이 강렬하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베스트 10' 리스트에는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토니 모리슨의 '파라다이스'와 주제 사라마구의 '블라인드니스' 등이 포함돼 있어 그의 첫 장편이 어느정도 무게를 갖는지 짐작 할 수 있다.
소설은 한국전으로 인해 가족과 친구들과의 모든 유대관계를 잃어버리고 미국에 온 한국청년 척(안 창)과 전형적인 백인여성이면서도 미국사회 중심부에서 떨어져 나와 방황하는 백인여성 캐서린 먼로의 이야기다.
낯선 이방인의 나라에 온 안 창은 말 조차 잃어버렸고, 상처입은 그의 영혼은 극단적인 고독으로 이어진다. 그런 그의 인생에 캐서린 먼로가 끼어든다. 캐서린은 열 네살의 어린 나이에 아버지의 친구인 영문학교수 찰스 애디슨과 치명적인 사랑에 빠져 집을 떠나왔다.
스스로 애디슨의 곁을 맴도는 존재로 길을 선택한 것이다. 그런 캐서린에게 이 낯선 땅에 내동댕이쳐진 창이라는 존재는 남같지가 않다. 캐서린은 자신과 그의 영혼이 깊게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되고 마침내 애디슨이라는 오랜 굴레에서 벗어나 진정한 사랑을 선택할 수 있는 용기를 되찾는다는 줄거리다.
작가 수잔의 가족사를 모델로한 이 작품은 상처입은 두 남녀가 진정한 자아를 찾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제까지 비유럽계 소수민족의 작품이 '자기 정체성 찾기'에 골몰했던데 비해 이 작품은 전쟁과 사랑, 동양과 서양이라는 보이지 않는 벽을 뛰어넘는 통찰력과 상처받은 영혼의 치유법인 사랑을 제시하고 있어 미덕으로 꼽힌다.
수잔 최는 영문학자 최재서의 친손녀로 아버지 최창 교수(인디애나 주립대)와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텍사스에서 성장한 그는 90년 예일대와 95년 코넬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후 그동안 여러 단편소설을 발표해왔다.
한국독자를 위한 서문에서 작가 수잔은 "한국에 대해 좀체 말을 꺼내지 않던 아버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것은 성인이 된 후의 일"이라며 "이때 오랫동안 아버지가 말없이 간직해온 추억들을 종이에 받아 적어놓은 것이 이 소설의 출발"이라고 밝혔다.
현재 뉴욕에 거주하며 '뉴요커'지에서 일하고 있는 그는 오는 8월쯤 작품홍보차 내한할 계획이다.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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