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획 사화집 '아버지, 울 아버지'

더러 '아버지'라는 존재가 숙명이라고 말하지만 우리는 아버지를 알지 못했다.

가족의 중심이면서도 늘 '어머니'라는 이름으로부터 밀려났던 아버지의 자리. 대신 아버지는 우리 문학의 화두가 됐다.

아버지를 주제로한 시만을 모은 기획시집 '아버지, 울 아버지'(모아드림 펴냄). 미처 말로 하지 못했지만 시인들은 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정을 시로 담아냈다.

71명의 작고·현역시인들의 시를 한 권에 묶은 이 사화집에는 김현승 박목월 김수영 천상병 김남주 기형도 등 작고시인의 시를 만날 수 있고 대구 시인 이기철씨의 '한 농부의 추억'과 이성복씨의 '꽃 피는 아버지', 배창환씨의 '아버지', 김용락씨의 '아버지'도 읽을 수 있다.

서정주 김남조 고은 신경림 마종기 이시영 김명인 황지우 박남철 정호승 김혜순 나희덕 함민복씨 등 원로에서부터 신진까지 망라돼 아버지라는 존재가 우리에게 무엇인지 묻고 있다.

사화집에서 시인들은 '아버지'라는 화두를 다양한 언어로 풀어내고 있다. 아버지와 아들, 아버지와 딸의 운명적 관계맺음을 노래한 시도 보이고 일상적인 삶속에서 우리 가슴속에 각인된 아버지상을 그려낸 시도 있다.

또 부정(父情)의 실체를 주제로한 시편과 이미 떠나버린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연민을 노래한 시들도 실려 있다.

시인 함민복씨는 "자식새끼들 싸리윷처럼 널브러져/ 잠꼬대 같은 바지를 입고 횟배 앓는 새벽/ 오줌장군 지고 헛기침 소리로 삽짝문 열어/ 호박구덩이 있는 밭두렁으로 향하던 농부의 묘"라며 '아버지의 묘지명'을 적고 있다.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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