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Milano) 하면 우리에겐 '패션의 도시'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밀라노는 패션뿐 아니라 안경, 가구, 기계 등의 각종 국제박람회가 일년 내내 끊이지 않고 개최되고 있으며 이들 박람회를 참관하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끊임없이 밀라노를 찾고 있다.
필자는 한국안경수출협회의 후원으로 지난 5월초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최된 99 MIDO 안경/광학 박람회에 참관할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이번 행사는 이탈리아 530개 업체, 외국 572개 업체 등 1천102개 업체와 참관객 수만 약 4만명으로 추산되는 명실공히 세계 최대의 안경/광학 박람회였다. 대구에서만 200명이 넘는 인원이 이번 박람회에 참관하기 위해 출국하였다.
한편 대구는 우리나라 안경테 수출의 약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뿐만이 아니라 안경테를 지역의 특화상품으로 지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만7천㎡나 되는 엄청나게 큰 MIDO박람회장 중 대구업체들은 매장(booth)하나도 차지하지 못한 채 안경테 샘플이 든 무거운 가방을 들고 이 호텔 저 호텔로 돌아다니며 세일즈하는 모습을 보니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더욱이 매장을 신청해도 MIDO 조직위원회에서 승낙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대구시와 밀라노시와의 교류협력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이곳에 온 대구시의 특별보좌관과 한국안경수출협회의 총무 및 필자 3명이 MIDO 조직위원회 사무총장과 직접 면담하면서 부탁한 결과 내년에는 5, 6개의 매장을 할애받기로 합의했다.
'대구에서는 이러한 박람회를 개최할 수 없을까' '만일 박람회를 대구에서 개최한다 하더라도 우리만의 잔치가 되지는 않을까' 등의 온갖 생각들이 머리속에 맴돌았다.
그러나 밀라노의 MIDO 박람회도 처음에는 규모도 작고 보잘 것 없었다는 사실에 용기를 가지고 필자는 대구 국제박람회 개최를 위한 성공조건을 몇가지 제시하고자 한다.
첫재, 현재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는 해외시장 개척활동에만 정성을 쏟지 말고 이제부터라도 대구시 특화상품(섬유류, 안경테, 양산 등)의 국제박람회 개최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으면 한다. 예를 들어 특화상품별로 번갈아 가며 국제박람회를 개최할 경우, 현재 턱없이 부족한 대구의 1천691개 호텔 객실 수의 공급도 수요에 걸맞게 자연히 늘어날 것이고 외화 획득 또한 증가할 것이다.
둘째, 특화상품 업체들(조합, 협회 포함)간의 단결과 고유 브랜드의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금까지의 얼굴 없는 상품수출에서 탈피하여 고유 브랜드의 차별화된 상품을 많이 개발해야만 박람회를 개최할 자격과 명분이 생기기 때문이다.마지막으로 대구시민들의 의식적 고양이 뒤따라야 한다.
즉 이러한 박람회를 개최할 만한 국제적 도시의 시민으로서의 마인드와 친절함을 구비해야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대구 특유의 무뚝뚝함과 폐쇄성으로는 외국인들에게 대구의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없기 때문이다.
대구의 세 주체가 한 목표인 대구 국제박람회의 성공을 위해 서로 노력한다면 밀라노와 같은 아니 밀라노보다 더 훌륭한 국제도시가 될 것을 확신한다.
이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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