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악녀의 세계사

경국지색(傾國之色). 나라가 기울고 집안이 망하는 그 배후에는 종종 아름답고 무시무시한 여자들이 도사리고 있다는 의미다.

역사상 악녀로 명성이 높은 여성 41명을 소개한 '악녀의 세계사'(가람기획 펴냄)가 출간됐다. 지난 91년 '세상을 뒤흔든 악녀들'이라는 제목으로 나온 것을 제목과 표지장정을 바꿔 재출간한 것.

이 책의 주인공은 악녀이자 극적이고 기이한 삶을 산 맹렬여성들이다. 사전적 의미의 악녀뿐 아니라 하나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치열한 삶을 산 여자도 포함돼 있다.

이들은 빛나는 지혜와 삶에 대한 뜨거운 열정으로 남자를 리드해갔던 '악녀'들이다. 클레오파트라와 중국 은왕조를 멸망시킨 달기, 춘추시대 월나라의 미인 서시, 진시황의 어머니 주희, 중국역사상 최악의 잔혹녀인 여태후, 공포정치로 당나라를 이끈 측천무후, 당 현종이 총애했던 양귀비, 일본 헤이세이(平成)왕의 후궁 구스코 등이 소개돼 있다.

소크라테스의 아내 크산티페, 폭군 네로의 어머니 아그리피나, 영국여왕 메리 스튜어트, 독부 브랑빌리에 후작부인, 조르주 상드, 푸슈킨의 아내 나탈랴, 루 살로메, 필리핀 독재자 마르코스의 아내 이멜다도 만날 수 있다.

또 조선 태종 비 원경왕후 민씨, 고종 비 명성황후 민씨, 기생 황진이, 이기붕의 아내 박마리아 등 한국사에 나타난 여성들도 소개했다.

'악녀의 세계사'는 정열과 사랑, 잔혹과 음란, 야망과 탐욕의 화신들인 이들 맹렬여성들이 엮어낸 또 하나의 세계사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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