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교뒤편 정류장 건설

우리 학교 뒤쪽에 밭과 산이 있다. 우리 학교는 도시 외곽에 위치해 있는데 우리 학교 학생들은 학교 뒤쪽의 환경을 비교적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쉽게 듣지 못했던 개구리 울음소리, 새의 소리와 하늘에 박힌 놀라울 만큼 많은 별과 아름다운 하늘, 게다가 이름은 다 알지 못하지만 여름에 여러번 날아왔던 하얀 새, 이들은 모두 우리를 놀라게 했다.

그렇던 그 곳이 지금은 온 밭이 뒤엎어지고 흙더미만 가득하다. 더이상 창 너머로 산을 볼 수 없다. 그 흙더미들 때문이다. 학교 뒤쪽으로 버스정류장을 짓는다고 들었다. 버스정류장이 건설된 뒤에도 여전히 개구리가 울고 새들이 날아올 지 의문이다.

나의 주위 친구들 대부분은 버스정류장이 건설되는 것을 싫어한다. 버스정류장이 들어서든, 아파트가 들어서든 자연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환경이 중요하다고, 환경을 지켜야 한다고 떠들면서도 우리는 여전히 우리의 편리함만 챙기기에 바쁜 것 같다. 어디에 무엇을 건설하든 그 자리의 자연은 또 하나의 설 자리를 잃게 된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말이다.

신주영(대구시 달서구 송현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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