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지중해'에는 바다와 하늘과 해변의 구별이 없나 보다. 한가롭게 떠다니는 배들과 헤엄치는 사람들. 에너지를 주체 못하는 여름의 이미지는 코발트 블루의 짙은 모노 톤 안에서 고요한 정물로 바뀌었다. 시원한 코발트색 바람이 분다.
프랑스 화가 라울 뒤피(1877-1953)가 남프랑스를 여행하며 그린 '지중해'를 표지로 내세운 음반 '여름'의 이미지 역시 '정중동(靜中動)'이다. 신나라 뮤직이 KBS와 손잡고 지난해 가을부터 공동 기획·발매하기 시작한 '사계 시리즈'의 마지막 앨범.
'여름'에는 작열하는 태양처럼 현란한 쇼스타코비치의 '왈츠'를 시작으로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17번 '템페스트', 아일랜드 민요 '여름날의 마지막 장미', 오펜바흐의 '폴로네이즈', 벨슈테트의 '나폴리', 아일렌베르크의 '우거진 숲 속의 물레방아', 빌라-로보스의 '브라질풍의 바흐', 드뷔시의 '아라베스크', 반젤리스의 '불의 전차' 등을 수록했다.
붉디붉은 한여름 태양빛과 싱그러운 녹음, 그리고 차가운 물의 이미지를 통해 여름의 소리를 애틋하게 표현하고 있는 곡들이다.
KBS 제1FM이 청취자들과의 대화를 통해 선호도를 확인해가며 선곡된 음반인 만큼 부담없는 멜로디가 귀에 친숙하다.
흔히 기타 협주곡으로만 알려진 작품을 하프시코드와 기타로 편곡한 비발디의 '류트 협주곡', 오페라 작곡가 오펜바흐의 범상치 않은 첼로 연주 실력을 엿볼 수 있는 '폴로네이즈' 등은 '여름'이 선사하는 색다른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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