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태산 오르는 굽은 산길은
삼신 할머니 바위에 얽어 놓은 인간의 욕망
그 화려한 채색만큼 가파르다
구속없는 색들이 목마름을 대신하겠지만
정신의 사막에 핀 꽃은
얼룩얼룩 백지를 갉아먹기도 한다
천 년의 은행나무가 데리고 노는 것은
햇살보다 낮은 몸짓의 물소리다
물소리는 모여 때때로 크게 울지만
은행나무 높이를 넘지 않는다
짙어질수록 그늘도 햇살에 속하기 때문이다
빛 바랜 탱화를 보면
그늘과 햇살이 함께 노닌 흔적이 있다
-「시안」 여름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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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5년 대구 출생
▲「심상」으로 등단(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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