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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억류 6일만에 돌아온 민영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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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씨 점차 안정 되찾아

26일 오전 2시께 속초를 출발한 민영미(閔泳美.35)씨는 3시간23분만인 이날 오전 5시23분 서울중앙병원에 도착했다.

병원 현관에 도착한 뒤 앰뷸런스에 동승했던 민씨의 남편 송준기(宋俊基.38)씨가 민씨의 옷과 운동화 등을 양손에 든 채 먼저 내렸고 정신과 전문의 이건훈씨와 간호사가 민씨의 맥박 등을 체크한 뒤 민씨를 들것에 실어 앰뷸런스에서 내렸다.

병원 현관에는 현대상선 김충식사장을 비롯한 현대그룹 관계자 4명이 나와 이들을 맞았으며 경찰은 민씨 도착 1시간전부터 포토라인을 설치, 취재진들의 접근을 막고 의경 2백40여명을 병원주변에 배치하는 등 삼엄한 경비를 폈다.

수액주사를 꽂고 누런색 담요를 코 위까지 덮은 민씨는 피곤한 모습이 역력했으며 이송 도중 깊이 잠에 빠진 듯 병원으로 옮겨지는 동안 꼼짝도 하지 않았다.

병원측은 응급실에 들르지 않고 취재진의 접근을 막은채 민씨를 곧바로 9257호병실로 옮겼다.

병원측은 민씨가 예인선을 타고 속초항으로 오는 도중 울먹이며 허공을 향해 손짓을 하는 등 정신불안 증세를 보임에 따라 도착 즉시 이 병원 정신과 김성윤(金晟倫.40)교수의 진단을 받게 했다.

김교수는 "민씨는 억류된 뒤 처음 이틀동안 불안감때문에 식사를 거의 하지 못한데다 정신적 피로도 누적돼 있어 심신이 매우 지쳐 있는 상태"라면서 "그러나 특별한 외상이나 질병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교수는 "민씨는 현재 링거주사를 맞고 있으며 건강검진을 통해 빈혈 여부와 영양상태 등을 확인할 계획"이라며 "2-3일 뒤에 정확한 진단결과가 나오겠지만 현재로선 5∼6일 정도 지나면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민씨가 텔레비전으로 볼 때 보다 다소 마른 모습이었다면서 "아직 불안한 심리상태를 보이고 있으나 10여분 이상 차분히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정도"로 안정을 되찾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병원측은 빠르면 오늘중으로 가족들과의 면회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있다.

그러나 병원측은 민씨가 북한에 억류돼 있는 동안 받은 정신적 충격과 불안감을 완전히 회복하고 정상적 생활을 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김교수는 "극도의 공포감에서 오는 정신적 충격은 어느 정도 회복되다가도 한두달 뒤에 다시 나빠지는 경우가 자주 있다"며 "적어도 3∼4일 가량 내과와 정신과 진료를 병행하면서 상태를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씨는 억류기간에 불안감으로 인해 하루 30분∼1시간 정도밖에 자지 못했다고 말했다"면서 "지금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충분한 휴식과 심리적 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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