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8일 日 가즈오 교수 초청 가야대 학술 발표

일본 왕족은 고령 출신인가? 일본 건국신화를 분석해 "거기서 말하는 하늘나라 '고천원(高天原)'은 고령이며, 거기서 쫓겨난 신이 처음 도착했던 곳은 경남 거창군 가조면 우두산(牛頭山)이고, 여기서 다시 출발해 이즈모(出雲)를 통해 일본에 정착했다"는 주장을 기정사실화 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고령 땅에서 이를 주도하는 사람은 가야대 이경희 총장. 그같은 해석을 처음 제시했던 일본 쓰쿠바대학의 가즈오(馬淵和夫) 교수를 초청해 28일 가야대에서 학술발표회를 열고, 가야대 구내 한 부지를 '고천원 공원'으로 지정해 그 옛터라는 뜻에서 '고천원 고지(高天原 故地)'라 새겨진 표석 제막식을 갖기도 했다.

이런 해석이 나오게 된 출발점은 일본서기 등 일본 건국신화를 기록한 옛 문헌들. 여기서는 "신들이 고천원에서 살던 중, 포학한 수사노오가 쫓겨 나 신라국 증시무리(曾尸茂梨)로 갔다가, 이곳은 살곳이 못된다 하고는 배를 타고 동쪽으로 가다 출운(出雲)에 도착해 살았다"고 적고 있다는 것. 또다른 신인 니니기(邇邇藝命)가 "도착한 일본 땅이 한국(韓國)을 향하고 있었다"고 돼 있다고도 했다.

이러한 기록에 바탕해 가즈오 교수는 "신라에 인접한 것으로 봐 고천원은 가야의 고령 땅일 것"이라고 추정했으며, 이경희 총장은 한발 나아가 "신라의 '증시무리'라는 땅은 '소시모리'로 읽히는 것이어서 '소머리'를 말하는 것이고, 이것은 고령에서 30여㎞떨어진 거창의 우두산일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고천원을 고령으로 보는 것은, 신화 중 다른 부분에서 그곳이 해가 곧바로 비치지 않는 분지임을 시사함으로써, 신라와 가까이 있던 땅 중 분지는 고령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가즈오 교수는 말했다. 또 '고천원' 중 '高天'이 '다까마'로 읽히듯, '고령'도 같은 일본식 발음을 가짐으로써, 고령에서 고천이란 말이 생겼으리라는 다른 학자의 의견 제시도 있었다.

어쨌든 일본 왕족이 한국쪽과 깊은 연관을 가진 것은 일반적으로 추론돼 있고, 가야인이 일본으로 많이 건너 갔으니 가야와 관련 개연성이 특히 높게 주시돼 있기도 하다.

〈朴鍾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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