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타까운 모정

"고마운 분들이 너무 많은데 언제나 보답할 수 있을지 답답합니다"이영숙(50·여·대구시 동구 효목동)씨는 요즘 고마움과 안타까움이 겹치는 속에서 하루하루를 눈물로 보내고 있다.

항암치료를 받느라 기어이 학교를 중단하고 만 딸 혜림(18·동부여고 3년 휴학)이를 볼 때마다 학교 미술대회며 교내 행사에서 상을 받고 기뻐하던 지난날이 떠오른다. 고교에 입학하던 지난 97년 느닷없이 찾아온 골육종에 수술을 하고 치료를 받아 한숨을 돌리는가 했더니 올초 암이 폐로 전이돼 또다시 수술을 받았다.

계속되는 항암치료에 결석일수가 많아져 어쩔 수 없이 이달 초 휴학하고 말았다. 올해 내내 꼬박 치료를 받아도 완전히 나을 지는 알 수 없다. 그렇게 다니고 싶어하는 학교를 못 가 상심하는 딸의 모습을 보면 돈이 없어 치료도 제대로 못 해주는 것 같아 가슴에 못이 박힌다.

살고 있는 집을 담보로 돈을 빌리고 친지들의 도움도 받았지만 지금까지 치료비만 5천만원이 넘었다. 집을 내놓았지만 오래된 집이라 사려는 사람도 없는 형편. 지난달에는 입원비가 없어 응급실에서 한달을 보내기도 했다.

그런데 지난 15일 혜림이의 학교에서 갑자기 연락이 왔다. 학생회와 교직원들이 모은 성금 242만여원을 전달한다는 것이었다. 안 그래도 담임인 우영훈교사가 급우들과 수시로 문병와 적지 않은 돈을 던져놓고 가 송구스럽던 참에 전 학교가 혜림이 돕기에 나섰다는 말에 이씨는 눈물을 쏟고 말았다.

"앞으로 남은 치료비도 막막하지만 주위 분들의 도움을 평생의 짐으로 생각하고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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