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동구 방촌동 방촌시장 도로 한 켠에 자리잡은 아폴로사진관 주인 허진구(41)씨. 그는 적극적인 성격답게 동네 일에 신경쓰며 열심히 살아가는 중년의 남자다. 더 정확히 표현하면 방촌지역의 어렵고 소외된 이웃을 위해 노력하는 방촌청년회 회장이다.
허씨가 회장으로 있는 방촌청년회는 74명의 회원이 생업에 종사하면서 지역 노인들을 위한 경로잔치, 야간 자율방범, 금호강 자연보호 등 봉사활동을 벌이는 모임이다. 다른 지역의 다른 청년회와 같은 봉사활동을 벌이지만 주민들로부터 남다른 신망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지난 5월 방촌초교 운동장에서 마련한 마을 경로잔치는 2천명 이상의 마을 어른들이 모여 성황을 이루었다. 방촌청년회는 동사무소의 협조를 얻어 65세 이상 노인들의 주소를 파악, 일일이 초청장을 보내는 정성을 기울였다. 2천명의 마을 노인들 중 평소 경로당을 이용하는 700명의 노인들은 용돈이라도 쓰며 생활하지만 나머지 노인들은 그렇지 못하다는 걸 알기에 세심하게 신경을 쓴 것이다. 지난 90년 방촌청년회 창립때부터 시작된 경로잔치가 어느덧 이 지역 노인들에게는 손꼽아 기다리는 행사가 돼 버렸으며 청년회측은 더 자주 열어달라는 성화에 시달리기도 한다.
또 회원들은 일주일에 나흘간 조를 짜서 야간 자율방범활동을 벌인다. 낮에 일하느라 지친 몸이지만 밤거리에 나서면 배회하는 청소년들을 타일러 보내거나 술취한 동네 주민을 집까지 데려다 주는 것이 일상사이다. 생활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기도 하고 불의의 화재로 집을 잃은 주민들에게 지원금을 건네기도 한다.
학원장인 김병태(40)씨, 태권도 관장인 이석진(42)씨, 유료주차장 주인 조광태(40)씨, 좌석버스 기사 이동운(38)씨 등 자영업자와 회사원들이 중심이 된 방촌청년회는 소외된 이웃을 돕자는 당초 취지를 잃지 않기 위해 선거 지원활동 등을 일절 배격하고 있다.
허씨는 "우리가 사는 지역의 이웃이 소외감을 덜 느끼며 함께 살아가는 것이 바람입니다. 회원들 모두가 이러한 뜻을 잊지 않고 생활하고자 노력합니다"라고 말했다.
金知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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