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슬픈 열사의 끝.
그래, 이브. 이쯤이 좋겠다. 아니 더이상 우리가 도망칠 곳이 없다.
팍팍해진 다리를 멈춰 세우고
너의 거친 날숨과 앙가슴과 허벅지와 오금을 따라 흐르는 땀을 말려라.
몸서리쳐지도록 뜨거운 이 사막위에 나도 배를 깔고
세치 긴 혀를 뽑아 너를 닦아주마.
온통 모래와 열과 태양과 검은 그림자만 숨막히는 이 곳에서
우리가 도망쳐온 그곳에서는 감히 꿈꾸지 못한
슬픈 정염(情炎)을 불살라 보자.
오, 이브. 제발 눈을 떠라. 그대는 이 열사(熱沙)가 두려운가?
우리의 탈주가 시작된 그곳으로 발자국을 되돌리고 싶은 건가?
거기 그대로 서 있어라. 폭염 속에서도 서늘한 내 비늘을 세워
네 귓속에 불온하게 서걱거리는 모래알들을 깨끗이 치워주마.
그래, 이브. 조금만 기다리자.
이제 소름끼치는 밤이 오면
끝간데 없이 서러운 이 열사에도 한줄기 시원한 바람이 불어
후회스런 발자국도 다 흩어지고
식은 네 몸을 가볍게 띄워 이 세상의 끝으로 데려 가리라.
申靑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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