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자상봉 좌절 이문열씨

"이제 모든 것이 끝난 것 같습니다. 통일이 될때까지는 더이상 할 일이 없습니다"

49년만의 부자상봉을 기대했으나 부친 이원철(84세)씨의 사망으로 꿈이 무산된 이문열씨는 10일 정오께 서울 김포공항을 다소 초췌한 모습으로 빠져나왔다.

이씨는 "지난 6월말까지만 해도 공식창구를 통해 아버지가 생존해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시간만 지나면 아버지를 만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모든 것이 끝났다"고 허탈한 심경을 밝혔다.

이어 "지난해 12월 아버지로부터 마지막 편지를 받았을 때 아버지의 건강이 안좋아 거동이 불편한 사실은 알았다"며 "하지만 부음소식을 듣고 도저히 실감이 나지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부친의 유품을 입수할 것이냐는 질문에 "현재로서는 아무 생각이 없다"며 "부자상봉 추진 사실이 밝혀졌으므로 북측과 우리를 연결시켜준 사람의 신변 안전을 위해 포기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통일이 돼 아버지가 북쪽에 남긴 가족들이 찾아오면 따뜻하게 받아들이겠다고 이씨는 다짐했다.

아버지의 죽음이 자신의 문학세계에 끼칠 영향에 대해선 "아직 정리가 되지 않아 쉬면서 더 생각해보겠다"고 간단히 답했다. 그러나 '한 시대가 지났다'는 말을 덧붙여 분단문제를 많이 다뤄온 그의 작품세계가 변할 수 있음을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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