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구조조정 어떻게 돼가나

대우그룹이 채권단의 주요 계열사 처리방안에 상당부분 동의함에 따라 대우그룹 구조조정이 정부와 채권단의 요구를 중심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특히 그동안 대우가 매각 불가의지를 굽히지 않던 대우증권과 서울투신 등의 매각과 (주)대우 건설부문의 계열분리를 통한 독립 법인화에 양측의 합의가 이뤄져 대우그룹 구조조정의 큰걸림돌은 제거된 셈이다.

그러나 대우그룹과 채권단 및 정부가 계열사 매각시한의 설정 등 세부적인 내용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대우측의 요청으로 당초 예정했던 채권단의 대우그룹구조조정 방안 발표일정을 미룸에 따라 금융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게다가 삼성차 문제도 채권단이 결국 금융제재를 결정했으나 삼성측이 이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음으로써 정부가 기업들의 조직적인 반발을 원활하게 극복하지 못한다는 인상을 시장에 주고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주요 계열사 처리방향 가닥=채권단은 당초 대우그룹측의 자체 구조조정 방안을 거의 대부분 수용, 대우증권과 (주)대우 건설부문을 대우그룹에 잔류시키는 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정부로부터 강력한 불만이 제기되자 이들 2개사는 물론 경남기업의 매각과 서울투신의 대우지분 매각 등 정부측 요구사항을 반영한 안으로 수정해 대우측과 조정작업을 벌여왔다.

대우측은 대우증권이 대우자동차 등 다른 계열사들의 구조조정을 위해 필요한 회사라며 매각요청에 반발했고 (주)대우 건설부문도 해외에 벌려놓은 공사 등 매각에 따른 부작용이 크다고 반대의사를 표명해왔다.

그러나 정부는 대우증권과 서울투신의 경우는 금융시장 전체의 불안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도 매각이 불가피하다며 채권단측에 매각대상에 포함시킬 것을 요청했고 대우측도 이같은 점에 동의 했다.

정부는 (주)대우 건설부문에 대해서도 계열분리로 대주주를 변경한 후 같은 상호를 유지하며 독자생존을 허용하기로 했다.

▲매각시기 이견=채권단의 구조조정 방안 발표를 지연시킨 가장 큰 걸림돌이 대우증권 등 주요 계열사의 매각시기 명시문제에 대한 채권단과 대우간의 이견이다.채권단은 기본적으로 부채비율 200% 감축 등 재무구조 개선약정에 담기는 내용은 올 연말까지 이행 완료를 목표로 하는 것이라며 이들 계열사의 매각도 재무약정에 포함되는한 마찬가지라는 입장이다.

▲정부의 기업 반발 극복능력=당초 지난 10일쯤 채권단 운영위원회가 열려 대우 구조조정 방안을 결정하고 11일에는 그 내용이 발표될 것으로 기대했던 금융시장은 이 기대가 깨지자 주가가 급락하는 등 극도의 불안감을 내보였다.

정부는 당초에도 11일에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할 일정은 없었으며 이날까지 채권단의 안을 결정한다는 것이었다고 해명하고 오는 14일 운영위원회, 15일 채권단전체회의, 16일 재무약정 체결 및 내용 발표 등으로 일정을 제시했으나 시장에는 소용이 없었다.

더욱이 채권단 관계자는 이같은 일정에 대해 아는 바 없다며 12일 운영위원회를열고 14일에 채권단 전체회의를 열겠다고 밝혀 정부와 채권단간의 불협화음만 노출시켰다.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이날 예정됐던 발표가 연기된 것은 대우가 이날 조직적이고 적극적인 로비에 나섬으로써 초래된 결과라며 정부의 과감한 구조조정 의지에 의구심을 표시하고 이 때문에 시장이 출렁거렸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삼성이 전날 채권단의 금융제재 결정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버티기'를 계속하고 있는 것도 정부의 구조조정 능력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