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白樂과 千里馬
홈런왕 이승엽 그는 분명 한국의 야구사를 다시 쓰고 있을 뿐 아니라 아시아의 야구사도 다시 쓰려고 하고 있는 대중의 스타이다. 이 이승엽의 성공모델을 국민에 실망만 주고 있는 우리의 정치에 도입할 수는 없을까. 답답해서 해보는 소리이지만 그렇게 허튼 소리만은 아닌 듯 하다. 왜냐하면 "북경의 나비 날갯짓이 뉴욕에 태풍이 될 수도 있다"는 로렌츠의 나비효과이론을 봐도 그렇게 흔히 우리 속담이나 이솝우화에서 지혜를 얻어온 우리의 관습에 비쳐서도 헛된 일만은 아닐 듯 하다.
이승엽의 성공모델에서 배워야 할 첫번째는 "세상에 백락(白樂)이 있고 천리마가 있다"는 중국 한유(韓愈)의 잡설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겠다. 말을 보는 정확한 눈을 가진 백락이 없으면 어떤 명마도 천리마로 자라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승엽선수도 백인천감독, 우용득감독, 박승호코치라는 백락이 없었다면 그도 평범한 선수로 끝났을 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그는 투수로 삼성에 입단 했으나 팔꿈치 고장으로 뛰어난 투수가 되기에는 틀렸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의 타격재능을 눈여겨 봐온 우감독에 의해 타자로 운명을 바꾸었고 백인천감독, 박승호코치 등에 의해 타격솜씨가 다듬어지고 쑥쑥 자라났던 것이다.
◈3金의 야망
그런데 불행히도 우리나라 정계에는 백락이 없다. 우선 백락의 역할을 해주어야 할 3김씨들은 천리마를 키우기는 커녕 천리마 비슷한 것만 보여도 밟아 버리고 잘라버린다. '3김정치'하면 지역주의 권위주의 등 현 한국정치의 후진성의 대명사가 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후3김시대'라는 말은 틀린 말이라고 우기면서 이 '70대기수'들은 21세기에도 우리 정치를 주름 잡을 요량을 하고 있다. 그래서 도대체 민주정당이라면서 도전자가 없고 경쟁자가 없다. 민주주의를 발전 시켰던 그들이 이제는 자신도 모르게 민주주의를 황폐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특히 DJ와 YS는 71년 40대 기수론을 들고 나왔을 때 거물정치인 유진산(柳珍山)이라는 백락의 힘을 입어놓고도 그렇다.
YS는 이회창씨를 천리마라고 뽑았으면 철저히 밀어주어야지 재갈을 물리나 하면 먹이를 주지 않아 지금까지 세풍이라는 골병에 시달리게 하고 있다. 이유야 어떻든 그는 당선여부를 떠나 천리마로 키우는 백락의 임무에서도 실패한 대통령이다.그런 그는 이제 대통령 은퇴후는 정계은퇴라는 관례를 깨고 정계복귀라는 어처구니 없는 짓을 하려 하고있다. 게다가 백락의 임무는 물론이고 여차하면 천리마로도 뛰겠다는 야심인 것 같다.
JP의 경우는 대권을 노리는 천리마로, DJ는 정권 재창출을 통한 영향력 행사 즉 백락의 역할을 계속 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그것이 소위 신당창당 등을 통한 장기집권 구상이라는 그랜드 플랜이다. 그러나 DJ는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므로 천리마도 백락도 될 수 있다. 그러나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나듯이 현재로서는 천리마이기는 어려울 것 같다.
또한 대중의 시대와 더불어 백락의 역할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국민은 어땠는가. 한예로 말만 3김정치의 청산이었지 표의 행사는 그러하지 못했다. 따라서 3김정치의 유산을 버리지 못한 책임의 일부는 유권자가 지지 않으면 안된다.
두번째로 배워야 할 것은 페어플레이 정신이다. 천하의 이승엽도 상대투수가 고의로 걸려 보내버리면 홈런은 나올 수 없는 것이다. 이는 정치에서 날치기 통과나 압력 등에 의한 의원빼오기 등이 그것이다. 시시한 투수일수록 고의 볼포가 많듯 시시한 정치일수록 변칙정치를 많이하고 구질한 변명이나 거짓말이 많은 것이다. ◈技의 지도자
세번째는 이승엽의 홈런스윙은 힘의 낭비가 없는 최고로 절제된 스윙이자 가장 합리적인 궤적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난폭한 힘의 타법이 아니고 기(技)의 타법인 것이다. 그런데 이 기(技)의 타법은 지식의 시대, 정보화시대의 정치인상과 기막히게 맞아 떨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해온 대결과 투쟁의 정치나 권력에 의존하는 검풍(檢風)정치 등은 힘의 정치다.이제는 대화와 타협과 같은 소프트한 기(技)의 정치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승엽의 교훈처럼 "혼이 담긴 노력은 절대로 배반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한다면 개혁을 위한 정책의 선택이나 집행에서도 혼이 담겨 있어야지 정략적 차원, 개인이익 차원이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말한다. 흔해 빠진 인기주의 정책 등도 그것이다. 한국의 정치가여, 부디 어리다고 가벼이 보지 말고 이승엽의 성공모델에서 한수를 배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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