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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무천' 경기도 죽산야외극장 '햄릿 프로젝트'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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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리스트 김아라가 또다시, 그러나 색다른 햄릿을 들고 나왔다. 올초 유인촌·최민식 등 유명 배우들을 앞세워 내놨던 연극 '햄릿 1999'가 '셰익스피어 해체하기'의 발판이었다면 경기도 안성군 죽산에서 공연에 돌입한 '햄릿 프로젝트'는 그 본격적인 시작이다.

'햄릿 프로젝트'에서 사색적이며 연약한 햄릿은 산산이 분해된다. '짬뽕'으로 친숙한 황신혜밴드의 리더 김형태는 파괴적이고 폭력적인 기질의 햄릿을 연기한다. 원작자 마로윗츠가 햄릿에 대한 통념을 깨고 관객들 스스로 만들어 놓은 위선과 맞닥뜨리려 했던 잔혹극적인 의도가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신인 이유정이 연기하는 오필리어 역시 햄릿에게 손찌검을 일삼는 황당한 인물. 여기에다 현대무용가 김현옥(계명대 교수)씨가 춤으로 연기하는 거트루드 왕비는 '햄릿 프로젝트'를 더 이상 '연극'으로만 머물게 하지 않는다. 목까지 차오르는 물 속(이 연극은 물 위에 마련된 인공 섬에서 진행된다)에서 거트루드 왕비는 등장인물들의 내면심리를 몸 밖으로 끄집어낸다.

'햄릿 프로젝트'가 '까발리는' 햄릿은 비극적 상황에 처한 햄릿 자신, 그리고 그를 '구경'하는 모든 관객, 한국인, 나아가 모든 현대인과 동일시된다. 관객들은 셰익스피어의 주인공들이 하나 둘씩 해체되는 것과 더불어 연극에 대한 고정관념 역시 도발적인 김아라식 연출에 의해 산산이 부서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전위적인 수상 무대, 그 위로 투영되는 컴퓨터 그래픽 영상, 그리고 테크노 음악과 더불어 20세기의 마지막 햄릿은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다.

공연은 8월 한달간 매주 금·토·일요일 오후8시 경기도 죽산의 극단 무천 야외극장에서 계속된다. 공연 1시간 전에는 타악기 연주가 김대환·소리꾼 장사익·대금 연주가 최명호·마임가 유진규, 설치미술가 정하응씨 등의 프리 콘서트가 마련된다. 공연 문의 0334)675-1564.

申靑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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