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구린 돈이기에 거액의 기부금을 하루만에 반환했겠는가. 다일복지재단이 김영삼전대통령의 차남 현철씨의 기부금 5억원중 100만원만 받기로 했다. 순수한 기부금이 아니라는게 이유다. 무의탁노인과 노숙자들의 급식사업을 하면서 무료병원인 '천사병원'건립을 위해 뛰고 있는 재단측으로는 실로 적은 액수가 아니다. 그런데도 손사래를 쳤다. 그 돈은 무슨 돈인가. 국가에 70억원 헌납하겠다고 철석간장이듯 국민에게 대답해놓고는 사면되니 머리 굴린게 고작 사회단체 헌납이다. 국가를 사회단체보다 못하게 보는 불경도 괘씸하지만 국민을 속일수 있는 체신머리가 여간 사납지가 않다. 그래놓고는 궂은 일에는 형제간인것 처럼 사회단체에 덤비니 백성이나 현 정권을 밥으로 알지 않고는 그러질 못할게다. 그 돈이 과연 어떤 돈인가. 불법선거자금의 일부다. 도대체 그 선거는 또 어떤 선거였길래 선거를 치르고도 그만한 돈이 남아 돌아 이 말썽인가. 아직도 꾸겨놓은 돈이 백억을 넘는둥 시중에서는 말이 많다. 검고 구린 이런 돈 하나 캐지 못하는 이 나라 검찰은 '賢哲(현철)'이라는 한문이름 두자에 너무 정직하게 얽매어 있는게 아닐까. 생각할수록 억장이 무너진다. 얼마전 대서양 상공에서 비극적인 최후를 마친 케네디2세와는 비슷한 또래. 케네디2세는 생전에 많은 자선활동을 했다. 흡사 그 흉내라도 낸 것일까. 인절미 썰듯 5억원씩 뚝 뚝 썰어 몇개의 사회단체에 내던지는 현철씨의 배짱. 이를 무엇으로 해석하면 좋을까. 실은 해석하고 말고 할게 없다. 항상 용(龍)만 좇는 이 나라 정치9단들의 작태에서 배운 것이니까. 용을 너무 좋아 하는 섭공이라는 친구가 있었다. 집안의 대들보나 문, 창, 기둥은 온통 용무늬 뿐이다. 심지어 벽과 담에도 생동하는 용의 모습을 그려놓았고 옷이나 커튼까지 용이 수놓아져 있었다. 이 소문을 들은 진짜 용이 하루는 섭공의 집을 방문했다. 머리를 디밀고 창문을 넘어 들어오자 꼬리가 거실까지 드리워졌다. 섭공이 혼비백산한 것은 물론이다. 진짜 용 진짜 없나?
김채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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