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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진앙지 한국인 체험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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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꽝하는 소리에 미사일이 터진 줄 알았습니다. 심한 진동에 침대 다리를 움켜잡았지만 도저히 몸을 가눌 수 없었지요"

엄청난 희생자를 낸 터키 지진의 진앙지 이즈미트시에서 강진을 겪은 현대자동차 서상쾌 차장은 18일 아직도 자신이 살아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이번 터키 지진 당시 이즈미트에 있었던 한국인은 모두 8명. 현대자동차 터키공장의 기술지원 요원인 이들은 다행히 전원 무사했다.

이틀간을 물도 전기도 없는 이즈미트에서 버티던 이들은 18일 저녁 이스탄불로 나와 당시의 상황을 생생하게 전했다.

"47초간의 강진이 계속되는 동안 지구표면이 마치 고무장판처럼 느껴졌습니다. 아파트 건물이 거의 2m 가량이나 좌우로 움직였던 것 같아요"(최효철 과장)

이들은 잠시 지진이 잦아든 사이에 팬티바람으로 아파트를 빠져나와 건물 밖에서 밤을 지샜다. 그러다 날이 밝자 대충 옷을 갈아 입고 공장으로 들어갔다.

공장은 내진 설계를 철저히 한 덕분에 일부 벽에 금이 간 것을 제외하고는 별 피해가 없었다. 직원숙소인 아파트 역시 내진설계 때문에 버틸 수 있었으나 주변 건물들은 모두 폭삭 주저 앉았다.

한국인 직원들은 모두 무사했지만 현지인 근로자들이 숨졌다는 소식이 잇따라 들려오자 공장은 슬픔에 잠겼다.

"삼풍사고 때하고 똑 같아요. 무너진 건물 더미에 사람들이 깔려 죽어가고 있었죠. 한국같으면 구조활동이라도 있을텐데 여긴 다들 지켜보고만 있는 형편입니다"(강도구 과장)

안타까운 일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살아남은 사람들도 먹을 것이 떨어져 허기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그래서 공장 마당에 천막을 치고 이스탄불에서 공수한 빵을 나눠주기도 했다.

"아직도 여진이 몸에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지진 당시를 생각하기도 싫다는 장재철 기사는 그래도 공장을 돌아보기 위해 19일 이즈미트로 되돌아갈 것이라며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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