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일자리 외국인에 뺏긴다

지역경기가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창출되고 있는 신규 일자리의 상당수가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빼앗기고 있는 것은 물론, 이미 직장을 갖고 있던 우리 근로자들이 외국인 근로자들에 의해 교체되는 현상마저 빚어지고 있어 정부의 실업대책이 위기를 맞고 있다.

대구시 달성산업단지에 위치한 ㅇ섬유회사는 지난 11일 중국근로자 10명을 채용하고 일주일후 우리근로자 7명(일용직 3명포함)을 해고했다. 현재 이 회사는 40여명의 현장근로자중 중국.동남아 등에서 온 외국인 근로자가 15명을 차지하고 있으며, 앞으로 외국인 근로자 수를 더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같은 외국인 근로자 채용선호 현상은 경영난을 겪고 있는 3D업종의 영세업체를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현장근로자와 중소기업 관계자들의 일반적인 설명이다.

실제로 대구.경북지역 중소기업이 고용한 외국인 근로자수는 지난 97년 1만3천여명으로 최고조에 이르렀다가 98년초 7천여명 수준으로 감소한뒤, 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올해 1월부터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 7월말 현재 765개 업체에서 2천588명을 신규 채용했다.

그만큼 고실업에 시달려온 우리근로자들이 일자리를 빼앗긴 셈이다.

또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대구경북지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인들은 우리 근로자들이 △야간근무 기피 △높은 이직률 △작업환경에 대한 불만 △인건비 부담이 크다는 등 이유로 외국인 근로자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경기호조에 맞춰 외국인 근로자 신규채용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최창득(58) 중소기업중앙회 대구경북지회장은 "부도.화의 등으로 어려움을 겪다 최근 간신히 회생의 기회를 잡은 영세중소업체로서는 우리근로자를 내보내고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해서라도 회사를 살리려고 애쓰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대구지방노동청 관계자는 "경기가 나아지고 있는데도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우리 근로자를 해고하고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하는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할 수 있다"며 "그러나 심각한 경영난에 처한 영세업체를 대상으로 강력한 행정지도를 실시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고 토로했다.

石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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