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100일기도인가 종말론인가

'100일 기도'를 위한 단순 집단 가출인가, 아니면 종말론에 심취한 종말론자들의 가출인가.

포항 ㅅ교회 신도 집단 가출을 놓고 구구한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집단 가출한지 꼭 한달째인 지난 25일 오후 ㅅ교회. 교회에 청소하러 왔다는 이 교회 여신도 7명이 예배당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집단가출 배경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신도들은 "가출한 사람들은 평소 기도를 많이 했어요. 100일기도를 하러간다고 떠났지만 종전에는 이같은 집단가출은 없었다"는 것.

특히 이번 가출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이 교회 집사 김모(37)씨는 평소 신도들에게 '내년에 지구의 종말이 온다' '기도만이 영생할 수 있다' '나는 하나님의 계시를 받았다'는 등의 종말론을 강조했다는 것.

또 가출한 29명(남14, 여5)중에는 초등학생 8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교회측은 이들이 집단 가출한 뒤 보름이상 가족들과 연락 없이 귀가하지 않자 경찰 신고를 생각했지만 교회 명예때문에 망설였다.

그러나 지난 25일 해도동에 사는 황모(52)씨가 혼자사는 자신의 딸(34)이 초등학교에 다니는 외손자 2명을 데리고 갔지만 개학이 돼도 돌아오지 않자 경찰에 신고하면서 집단 가출 사실이 드러났다.

황씨는 "개학이 되면 돌아올 것으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밥솥 등 살림살이가 없어진 것으로 보아 멀리간 것 같다"고 걱정했다.

한편 경찰은 가출인 중 배모(45)씨가 휴대폰으로 교회 신도들과 통화한 사실을 밝혀내고 발신지 추적등 소재파악에 나서고 있다.

지난 86년 설립된 이 교회는 대한예수회 장로회 소속으로 신도수는 150명 정도이다.

林省男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