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햇살속 바람에 살랑살랑-코스모스 유혹

아침 저녁기운이 달라졌다.

어느덧 선선함이 묻어나는 가을의 길목에 들어서고 있다. 매미소리도 전같이 힘차지 않고 이따금 불어오는 낮바람도 그리 무덥지 않다.

대구 인근이나 경북의 잘 가꾸어 놓은 시골길에는 가는 여름을 보내고 오는 가을을 반기는 꽃들의 열병식이 벌써 한창이다.

한여름에도 철 모른 채 핀 도시주변의 코스모스와 달리 경북의 시골길에는 이제 막 피기 시작한 개량코스모스가 초가을 바람에 하늘거리며 여행길을 유혹하고 있다. 한갓진 도로변 빈터에 조성한 꽃길은 시골의 높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시골정취를 더해 준다.

아직 때가 좀 이르긴 하지만 코스모스 길로 장관을 이루는 곳중의 하나가 경북 의성군 단밀면과 단북면의 도로변. 10리(4㎞)가 넘도록 코스모스가 물결치고 있다. 단밀과 단북의 코스모스 길은 해마다 이때쯤 이면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청춘남녀 발길로 이어진다. 대구를 떠나 천평에서 상주방면으로 접어든 뒤 일선교를 지나 도개쪽으로 달려 낙단교에서 단밀면소재지로 진입하면 빠른 길이 된다. 면사무소 관계자는 "단북쪽 코스모스는 개량종이어서 이미 피었거나 만개했고 단밀쪽 코스모스는 그렇지 않아 아직 피지는 않았으나 조만간 화려한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 말했다.

〈문의:단밀면사무소(0576)862-0939〉

코스모스길 못지않게 볼 만한 꽃길은 청송군을 찾아가면 어디에서고 만날 수 있다. 청송군은 군경계지점인 노귀재(영천경계)와 가래재(안동경계), 황장재(영덕경계)부터 군지역을 잇는 도로의 빈터마다 꽃길을 조성해 외지인들의 발길을 반기고 있다. 80㎞에 이르는 꽃길에는 메리골드를 비롯, 백일홍·사루비아 등 100만본이 넘는 꽃들이 심어져 있다.

이런 꽃길 사이에는 도로가에 옛날의 생활모습을 담은 민속조형물이나 원두막과 물래방아 뿐만 아니라 연자방아, 디딜방아, 옹기 등을 갖다 놓아 조상들의 생활상을 살필 수 있는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청송군 조형물 지도참조〉

대구 근교인 칠곡 가산산성 쪽으로 떠나면 칠곡 한티재와 군위 부계삼존불~부계온천~군위화산산성~군위고로 인각사 코스도 가을맞이 나들이길로 괜찮다. 또한 대구 가창으로 들어서면 청도군 각북면으로 연결되는 헐티재 고갯마루를 넘으면 확 트인 꽃길이 반갑게 맞는다. 각북면까지 꽃길이 이어지는 등 금천·매전면 등 청도군내 9개읍면 전체에300㎞에 이르는 꽃거리가 가을을 맞고 있다. 운문사로 통하는 도로는 운문댐의 푸른 물과 어울려 달리는 기분을 더욱 상쾌하게 한다. 나들이길에는 가을의 정취와 함께 문화유적지도 들러보고 곳곳에 생겨난 온천에 들러 피로를 씻어 볼 만도 하다.

鄭仁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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