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경에 대한 명쾌한 해석

지난 94년 9월 영국 런던에서 불교와 기독교의 화해를 상징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티베트의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기독교 신자들을 대상으로 신약성서 4복음서를 강의한 것이다. 달라이 라마는 세계그리스도교 명상공동체가 존 메인 신부를 기리기 위해 개최한 세미나에 참석, 성경에 대해 명쾌하고 진지하게 이야기했다.

이 강연내용을 우리말로 옮긴 '달라이 라마, 예수를 말하다'(나무심는사람 펴냄)가 출간됐다. 달라이 라마는 "사람의 감성과 문화배경이 너무도 다양하므로 오직 하나의 길만이 진리일 수 없다"며 "자비와 형제애, 용서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불교와 기독교가 닮았다"고 말한다. 그러나 불교와 그리스도교의 근본이 같지만 단지 서로 다른 언어로 표현돼 왔다는 주장에 대해서 단호하게 반대한다. 불교 교리에서는 창조주 하느님이나 인간의 모습을 하고 세상에 내려온 구세주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스스로를 어설프게 '불교도이자 기독교도'로 불러서는 안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달라이 라마는 마태복음의 '원수를 사랑하라'는 구절에 대해 "적에게 사랑을 베풀 능력을 가지려면 먼저 모든 것을 평등하게 바라보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또 누가복음의 겨자씨의 비유를 들어 하느님의 나라를 설명한 대목과 예수의 부활을 이야기한 요한복음 구절 등에 대해서도 불교 교리와 비교해 해석하고 있다. 이 책 말미에 베네딕도 수도회 로렌스 프리먼신부가 해당 성경구절을 기독교적 시각으로 해석한 내용과 티베트 승려 둡텐 징파의 불교 및 티베트 소개 등도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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