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野 민산연기 현명

○…방미중인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민산 출범 연기발표에 대해 "김전대통령이 국민의 뜻을 읽은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현명한 판단"이라며 짤막하게 언급했다.

민산 가입 요청을 집요하게 받아오던 부산출신 의원들도 곤혹스런 처지에서 벗어나게 돼 다행이라는 표정이다. 그러나 김전대통령의 뜻에 따라 민산 재출범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나서면서 당직 박탈 등의 불이익을 당하기도 했던 박종웅의원 등 '민산 3인방'은 이날 연기발표를 하면서 곤혹스런 입장을 감추지 못했다.

김명윤의원은 "YS다운 결단이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이총재는 대권을 꿈꾸는 사람인 만큼 민산 가입자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꼬리를 내렸다.

이에 하순봉총장은 14일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이번 사태로 민산에 깊이 개입했던 인사들에 대한 공천문제가 제기되거나 언론에 백기투항 형식으로 비쳐지는 것은 당의 뜻과 다르다"며 김전대통령 측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이면서 당의 단합을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민산 재출범을 둘러싼 갈등이 일단락된 만큼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총재 체제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에 대한 비주류 측의 우려도 제기돼 주목된다. 이총재가 이번 사태를 바탕으로 제2창당 작업과 3김 청산 활동에 탄력을 부치면서 당 장악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 밖에 당 일각에서는 김전대통령이 정치적 상처를 무릅쓰고 민산 출범을 사실상 접은 만큼 이번에는 이총재가 김전대통령과 연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주목된다. 방미중인 이총재가 "아직은 김전대통령을 만날 생각이 없다"고 언급했지만 부산 민심에 다가서기 위해서는 이번 기회에 김전대통령을 포용하는 모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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