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안개로 눈이 침침할 때는
작은 봉우리 소방산을 오른다
배고파 갈색 뿌리에 머루순 넣고
조청을 만들던 새댁 같은 머리로
다소곳 앉았는 무릇도 보고
여름 국화로 황금 꽃술의 금불초(金佛草)랑
검은 표범 무늬로 산길을 두렵게 하는
범부채 꽃잎도 만난다
바람이 자는 꽃그늘에 돌아앉아
뉘우침이 많은 잎들의 울먹임도 보고
세상때(垢)가 묻었는
물매화의 하늘거림도 본다
-'21세기 문학' 가을호에서
△1940년 대구 출생
△경북대 인문대 국문과 졸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 '현대문학' 추천으로 등단
△대구시문화상 수상
△시집 '갑골길' 출간
△한국문인협회 대구시지부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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