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해서 돌아와보니 과일 한 상자가 있었다. 쪽지에 쓰인 이름은 한참 잊고 있었던 옛 직장 후배.
7, 8년 전 이런저런 이유로 직장을 그만 둔 그는 자그만 식당을 차렸는데 첨단기기를 만지던 사람이 생판 낯선 일에 뛰어들었으니 그 어려움이 어떠했겠는가. 안스러운 생각에 말 부조나 했을 뿐, 도움 한 번 주지 못했다. 게다가 일이 손에 익을 만하니 또 IMF. 연전에 식당을 옮겼다는 연락이 왔었으나 바쁘다는 핑계로 안부 한번 못하고, 찾아가 보지도 못했다.
반가움에 바로 전화를 했더니 그동안 인사도 변변히 못해 죄송하다며 "이제 국수정도는 먹을 만 해서, 추석 명절도 있고 겸사겸사"찾아왔었더란다. 그 동안 마음 써준게 너무 고마웠다면서…물론 농담이겠지만 "국수 정도는 먹을 만 해서"라는 말이 귓가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이번 추석은 그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과일이 있어 한층 풍성하겠다. 비가 와서 한가위 보름달 보기가 어려울 것이라지만 사람 좋고 부지런한 그들 내외가 복되게 살아가기를 빌 참이다.
이충희.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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