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클라마칸까지 가기 위해 배가 필요할 때가 있다
홀아비꽃대가 흰 꽃을 피우는 순간이다
모두 잠들면 홀아비꽃대는 돛대를 뿜어 올린다
넉 장의 잎으로 이물과 고물을 삼고
마흔 살만큼 기다렸던 작은 돛으로
서쪽의 수로를 읽는다
내가 외로웠다면 서쪽까지 온통 바다이리라
혼자라는 느낌은 멍에의 운명, 홀아비 군락지에서
오직 한 송이만 꽃대를 올린다
돛대 아래는 일평생을 저어도 아직도 수평선
사랑이여, 저 배의 돛은 아픈 갈빗대로 이루어졌구나
꿈만으로 쉽사리 돛은 부풀지 않는 걸까
내 울음에 좌초하다 만 중년의 서행은
다시 홀아비꽃대 근처 되돌아오고 마는구나
-'대구문학'가을호에서
▲1955년 경북 영천 출생
▲매일신춘문예·'세계의 문학'으로 등단
▲김달진문학상·대구문학상 수상
▲시집'얼음시집''살레시오네 집''푸른빛과 싸우다''그가 내 얼굴을 만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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