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땀과사랑-경북대 환자사랑 동호회

대학병원 교수와 직원들이 그동안 말로만 외쳐왔던 '환자사랑'을 직접 몸으로 실천, 환자들에게 감동을 안겨 주겠다는 '아름다운 약속'을 했다.

경북대병원 교수와 전공의.간호사.임상병리사.사무직원 등 69명은 지난달 '환자사랑 동호회(회장 서장수 임상병리과장)'를 결성하고 입원환자 중 혈소판성분 수혈이 긴급한 환자들에게 수혈하겠다고 나선 것. 이들은 각자 혈액형 등록 등 성분헌혈을 위한 제반 검사를 모두 마치고 대기하고 있는 상태다.

"헌혈을 통한 봉사정신과 인간애를 심어주기 위해 각 과별로 찾아다니며 취지설명과 함께 의견을 수렴한뒤 공동체 구성을 제안, 받아들여짐에 따라 이같은 결실을 맺게 됐어요" 이 사랑의 모임 산파역을 해온 간사 박성화(42.혈액원 팀장)씨는 "사경을 헤매는 환자들과 고통을 함께 나누는 것이 당연한 일이 아니냐"고 반문한다.

지난 7일 백혈병 환자에게 혈소판성분을 헌혈한 박명규(32.총무과)씨는 "지금까지 15차례 정도 헌혈을 해 왔는데 건강에 아무런 이상이 없어 성분 헌혈에도 동참하게 된 것"이라며 4주후엔 또 다른 환자를 도울 수 있다는 기쁨에 차 있다.

역시 회원으로 등록한 전재은(순환기내과 교수)진료처장은 "혈소판 생산이 불가능한 백혈병 환자들의 경우 혈소판 수치가 2만㎕(정상인 15만~40만㎕)이하로 떨어지면 위급하므로 빨리 혈소판성분을 공급해야 하는게 생명"이라며 "헌혈운동이 모든 의료인들에게로까지 확산돼야 한다"고 했다.

지금까지 이들로부터 혈소판성분을 수혈한 환자는 7명. 환자 1인당 한번 공급받는 혈소판성분의 피는 240㏄정도.

이들은 하나같이 "갑자기 상태가 악화됐을 때 불안하고 절박했다"며 "병원 구성원들이 환자들에게 아무런 대가없이 혈소판을 제공해 준데 대해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한다"고 기쁨의 눈물을 훔쳤다.

며칠전 백혈병으로 성분 수혈을 받은뒤 퇴원한 이모(56.여.대구시 남구 봉덕동)씨는 "보답을 하겠다"며 "헌혈자를 알려 달라"고 애원했지만 병원측은 환자에게 심리적 부담을 안겨주지 않기위해 끝내 입을 다물었다.

특히 성분헌혈에는 3~4시간이 소비되고 감염위험이 뒤따르는 데도 등록자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당초 응급환자 발생때 마다 수시로 성분 헌혈을 해 온 몇몇 직원들로 출범한 이 모임에 많은 의사들과 직원들이 호응을 보내자 인주철병원장도 동참, '몸 바쳐'펼치는 봉사활동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黃載盛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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