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 핵무기 1만2천개 해외 배치

미국은 동서 냉전이 한창일 무렵 한국 등 18개국과 미군 기지 9곳 등 모두 27개 해외 지역에 핵무기 약 1만2천개를 비밀리에 배치했다고 미국의 '핵과학자회보(Bulletin of Atomic Scientists)' 11-12월호가 20일 밝혔다.

한반도에는 지난 58년 1월 어니스트 존 원자로켓, 280㎜와 8인치 곡사포, 공중발사 유인 미사일(ADM)을 시작으로 지대공 미사일 나이키 허큘리스와 지대지 미사일서전트 등 64년12월까지 모두 10여 종류의 핵무기가 배치된 것으로 나타났다.이 회보는 핵무기 전문가인 윌리엄 아킨, 로버트 노리스, 윌리엄 버어가 공동집필한 보고서에서 지난 55~77년 미국의 핵 폭탄, 미사일 또는 수중폭탄이 한국, 일본, 오키나와, 타이완, 필리핀, 캐나다, 프랑스, 벨기에, 그리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터키, 그린란드, 아이슬란드, 모로코, 스페인 등에도 배치됐다고 지적했다.이에 앞서 미 국방부는 최근 비밀 해제된 국방부 연사(年史)를 통해 냉전기간인지난 51~77년 영국, 독일, 쿠바 등 3개국과 알래스카, 괌, 하와이, 존스턴 섬, 미드웨이, 푸에르토리코 등 6개 미군 기지에 핵무기를 배치한 사실을 처음 시인했다.지난 1945~1977년의 미국 핵무기 관리와 배치 연사를 토대로 작성된 이 보고서는 그러나 검열관이 연사에서 이들 국가를 지웠다고 주장하고 지난 50년대 후반 핵폭탄이 한국, 필리핀, 타이완에 배치됐으나 이들 국가가 당시의 배치 사실을 통보받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은 지난 58년 핵무기가 처음 배치된 후 극동지역에서 마지막으로 91년 철수했으며 현재 아시아에는 미국의 핵무기가 전혀 없다고 보고서는 말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벨기에, 영국, 독일, 그리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터키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7개 회원국의 공군기지에는 아직도 B-61 핵폭탄 약 150발이 있다며 미국은 국외에 핵무기를 배치해 놓은 유일한 국가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냉전이 한창이던 지난 70년대 초반 미국은 유럽의 북NATO 회원국과 태평양 연안 국가들에 각각 7천여개와 2천여개의 핵무기를 배치한 이외에 항공모함, 순양함, 구축함, 프리깃함, 공격용 잠수함 등 해군 함정에 3천여개를 탑재하는 등 모두 1만2천개의 핵무기를 비밀리에 배치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미국이 냉전 종식과 함께 해상 함정의 핵무기는 모두 철수했지만 세계각 해역에 배치돼 있는 잠수함은 장거리 핵미사일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 국방부는 핵무기 배치에 관해 시인도 부인도 않는 정책에 따라 이같은 보고서 내용 확인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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