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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지구촌-경매나온 도난 문화재

유명 도난품들은 대개 은밀하게 거래돼 수집가들 손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되찾기 힘들다. 비쌀 뿐 아니라 너무나 널리 알려진 것들이기 때문에 팔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폴란드에서 도난된 귀중한 문화유산들이 잇따라 국제 경매장에서 모습을 드러내 그 경로에 대한 의구심이 일고 있다.

최근 독일의 라이스 & 손 경매장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프톨레마이오스(2세기경 알렉산드리아의 천문학자, 천동설을 주장)의 '우주구조론'. 1469년 발행된 책으로 다른 천체과학, 지도책과 섞여 경매리스트에 올랐는데 이것은 폴란드 크라코프대에서 분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런던의 그 유명한 크리스티 경매장에는 1610년 발행된 갈릴레오의 천체과학책이 경매에 출품됐는데 경찰에서는 역시 크라코프의 야겔론대에서 분실한 것으로 보고 조사중이다.

크라코프대에서는 지난 98년 이후 약 60건의 고서적 도난 사건이 발생했는데 대개 지도와 천체과학 서적이었다는 것. 전문가들은 최근 책 도난사건이 잇따라 일어나는 것은 역시 돈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는데 '우주구조론'의 경우 3년전에는 약 50만 마르크(한화 약 3억2천600여만원)였으나 지금은 120만 마르크(한화 약 7억8천200여만원)에 암거래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절도범들은 전문적으로 고서적을 노리는데 대표적인 사건이 지난 98년 11월 크라코프 과학원 도서관에서 일어난 것이다. 이 도둑은 화장실에 가는 척 하면서 1543년 발행된 코페르쿠스의 한 저작을 훔쳤는데 책 표지는 그대로 두고 알맹이만 갖고 달아났다는 것. 또 야겔론대에서는 프톨레마이오스의 저작 6권을 비롯, 최근 3년동안 51권의 중요한 서적을 분실한 것으로 조사됐다.

1364년 설립돼 중부 유럽에서는 헝가리의 프라하대 다음으로 유서가 깊은 야겔론대는 최근 일련의 도난 사건으로 명성에 먹칠을 하고 말았는데 졸업생중에는 코페르니쿠스를 비롯, 현 교황인 요한 바오로 2세도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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