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농사 폐비닐 불법소각 '악취' 진동

대구시 동구 팔공산 일대 포도밭에서 농사에 사용된 폐비닐이 적정 처리되지 않은 채 마구 소각되고 있으나 행정당국은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시민감시단은 21, 22일 이틀간 대구시 동구 신무동, 용수동, 중대동 등 팔공산 순환도로 일대에서 환경감시 활동을 펼치던 중 주변 포도밭 곳곳에서 폐비닐을 불법 소각하는 현장을 수차례 적발했다.

또 이미 비닐 철거작업을 마친 포도밭의 경우 태운 비닐이 밭주변 여기저기에 엉성하게 묻혀있는 것을 목격했다.

이 지역 주민 김모(52)씨는 "농민들이 폐비닐을 적절하게 처리하는 방법을 몰라 해마다 수확기인 가을에서 봄 사이, 야간이나 새벽을 이용해 폐비닐을 마구 태우는 바람에 밤엔 창문을 열지 못할 정도로 악취가 심하다"고 말했다.

비닐을 태우면 다이옥신, 6가크롬 등 유해가스를 다량 배출, 대기 및 토양을 오염시키며 비가 올 경우 유독 성분이 함유된 소각재가 상수도 보호구역인 인근 하천으로 흘러들어 수질오염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폐기물관리법상 농사에 사용된 비닐은 쓰레기 봉투에 넣어 버리거나 마대에 넣어 대형 폐기물로 신고하게 규정돼 있다.

관할 행정기관인 동구청 관계자는 "올 가을 들어 대형 폐기물 신고를 한건도 받지 못했다"며 "농민들이 폐비닐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이에대해 "한국자원재생공사에 요청하면 비닐을 무상으로 수거해 가는데 행정기관에서 손을 놓고 있다"며 "폐비닐 수거체계를 확립하고 영천,경산 등 포도밭이 많은 지역에 대해서도 실태 조사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李宗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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