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의원,이기자 관계는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 의원이 평화방송 이도준(李到俊) 기자에게 거액의 돈을 제공한 것으로 30일 알려지면서 두 사람이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관계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충격적 내용의 문건을 서로 주고 받고, 돈도 주고 받을 정도라면 단순히 취재원과 기자의 관계를 훨씬 넘어서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 기자는 29일 여의도 관광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왜 하필 정 의원에게 문건을 건넸는가'라고 묻자 "언젠가는 정치부기자로 복귀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그래서 정치부기자 시절 만나온 몇개 취재채널은 계속 열어놓고 있었다"며 "정 의원은 아주 중요한 취재원이라고 생각, 비교적 자주 만났다"고 말했다.

또 팩스문건 복사를 허락한 경위에 대해서도 이 기자는 "취재원에게 고급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나도 무언가를 주어야 신뢰관계가 쌓이고 정보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 허락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기자의 이런 설명은 설득력이 부족했다.특히 이날 오전 당사에서 가진 정 의원의 기자회견 내용을 보면 주목을 끄는 대목이 있다.

정 의원은 '이 기자를 언제 알았느냐'는 질문에 "아주 오래전"이라며 "내가 검찰에 재직할 때도 알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한때 검사로서 구 안기부 파견관으로 재직한 바 있고, 그후 85년부터 구 안기부 대공수사 2단장으로 안기부 생활을 시작했던 점을 감안할 때, '검찰에 재직할 때'라면 적어도 85년 이전이다.

특히 이 기자가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와 서울대교구 홍보국에서 한때 일했으며 88년 평화신문에서 업무분야 일을 하고, 90년 평화방송 창사시 기자로 '전직'했던점을 미뤄 보면, 학생.재야 시절부터 정 의원과 알고 지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정 의원은 또 이 기자와의 관계에 대해 "돈을 주기 전에도 여러 정보와 자료를 주고 받았다"고 말해 '상식이상'의 관계임을 시사했다. 정 의원은 지난 27일에도 제보자 신원에 대해 "제보자는 100% 믿을만한 사람으로 아주 성실하고 오랫동안 '검증'됐으며 훌륭한 인품을 가진 사람"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정 의원은 30일 회견에서 스스로 "모 주간지에서 이 기자가 나로부터 월 일정액을 받고 프락치 노릇을 했다는 보도를 준비중"이라고 공개해 뭔가 말못할 사연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이 기자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관계도 '보통 이상'으로 알려지고있다. 이 기자는 "신한국당과 한나라당을 출입하면서 이 총재와는 내가 취재를 요구하면 응해주는 그런 친분 관계를 쌓았다"고 말했다.

또 이 총재의 딸과 이 기자 부인이 친구로서 아주 가깝게 지냈다는 후문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와함께 이 기자가 지난 97년 대선때 한나라당 이 총재의 선거운동을 간접 지원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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