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김응룡 욕심 처음부터 무리수

삼성이 총력을 기울인 해태 김응룡감독의 영입실패로 또 한번 상처를 입게 됐다.

롯데와의 플레이오프에서 무기력하게 탈락한 삼성은 김감독 영입이라는 '깜짝카드'로 분위기 반전을 꾀했으나 애초부터 무리수였다는 비난이 팽배하다.

삼성은 해태타이거즈의 모기업이 처한 특수성과 호남야구팬들의 정서를 간과했다.

김감독은 후진양성과 새로운 도전을 명분으로 삼성행을 약속했지만 해태의 상징인 김감독을 돈때문에 팔아 넘길 수 없다는 호남야구팬들의 강한 반발에 부닥쳤다. 또 야구단과 공동운명체일 수밖에 없는 해태그룹의 속사정을 도외시한 채 성급하게 접근한 것도 이번 파문을 불러온 원인이다.

김감독 영입시도는 지역팬들로부터도 팀형편을 고려않은 구상이라는 반발을 샀다. 삼성이 아무리 우승에 목말라 있더라도 팀컬러와 선수단 구성이 해태와 크게 다른 상황에서 김감독영입만으로 우승을 거머쥘 수 있다는 발상은 시대착오적이라는 비난이 많다.

삼성이 김감독영입을 떠들썩하게 추진하면서 새 감독 인선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치게 됐다. 김감독 대신 차선으로 선택된 후임자의 지휘력과 자존심에 상처가 돌아갈 것이 뻔하다.

팬들은 삼성의 잇따른 패착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1일부터 김용희 수석코치 주재로 마무리훈련에 들어갔지만 팀분위기가 뒤숭숭한데다 동계 및 해외전지 훈련도 제대로 될 지 의문이다.

김응룡 파문이후 삼성은 팀의 속사정을 잘 알고 팀의 화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무난한 인물을 고려하는 분위기다. 삼성감독을 지낸 우용득.정동진씨, 미국에서 연수중인 배대웅씨 등 삼성출신과 한국시리즈 2회우승 경험이 있는 강병철 전 롯데감독, 이광환 전 LG감독이 후보군으로 올라있다. 여의치 않을 경우 내부승진도 검토하고 있다.

李春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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