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골목 누비는 '종달새 민원 해결사'

"삐리 삐리 조로로로-롱, 뻐꾹 뻐꾹"

구미시 신 도심지로 조성된 형곡2동엔 오전 10시만 되면 동네 골목골목에 종달새와 뻐꾸기 울음소리가 울려 퍼진다.

동네 주민들은 새소리가 나면 집밖으로 고개를 내밀며 손을 흔들거나 눈인사를 보낸다.

1일부터 시작된 새소리는 형곡2동 직원들이 골목골목을 승용차로 순회하며 주민들의 생활민원을 처리해 주기 위해 마련한 것.

'생활민원 순찰차량'이란 노란색 명패가 달린 차량에서 새소리가 흘러나오면 주민들은 골목으로 나와 동사무소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며 대화의 시간을 갖는다.

당번 직원들은 매일 동네전체를 돌며 민원불편 사항을 찾아 다니고 즉석에서 해결 불가능한 내용은 순찰대장에 기록, 본청 해당부서에 전달 처리하고 결과를 회신해 준다.

시작한지 일주일이 지나면서 처음엔 구경거리로 생각하던 주민들도 이젠 종달새소리에 익숙해진듯 5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지난 3일 오전 11시에 접수된 부광맨션앞 가로등 고장은 건설과에 즉시 통보돼 3시간만인 오후 2시 보수를 완료했다.

도명옥(39) 주부는 "옛날엔 두부장수의 방울소리가 새벽을 깨우듯이 우리동네엔 새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공무원들이 직접 찾아와 불편사항을 해결해주고 주민등록 등본등 민원을 접수받아 다음날 배달해 주는등 행정이 변화하고 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외국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 제도를 도입한 김상근(48)동장은 "주민들과 최일선에서 접촉하는 동 사무소에서 친절한 공무원상을 제일 먼저 실천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구미·李弘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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