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보다 2주나 늦게 대구를 찾았다.
언젠가부터 장이모감독은 이란의 압바스 키아로스타미감독을 닮아 가고 있다. 동심을 좇고, 현지 소녀를 주연으로 캐스팅하더니 키아로스타미의 '전유물'이던 '자연스런, 지극히 자연스런'을 모토로 '책상…'를 만들었다.
장이모감독은 "앞으로 자연미를 영화에 녹여넣겠다"고 해 이런 영화에 주력할 것임을 밝혔다.
'책상…'는 떠난 학생을 찾아 도시까지 가는 13세 어린 임시교사의 따뜻한 이야기를 동화처럼 엮은 영화다. 시골 마을의 교사가 오는 한달간 학교를 비우면서 13세 소녀 웨이를 임시 교사로 채용한다. 26개의 분필을 주며 월급 50위안과 한명도 학교를 떠나지 않을 경우 10위안을 더 주겠다고 약속하고 길을 떠난다.
웨이는 돈 때문에 도시로 떠나려는 아이들을 붙잡는데 더 열심이다. 그런데 말썽꾸러기 장휘거가 돈을 벌기 위해 도시로 가 버린다. 웨이는 약간의 돈을 마련해 장휘거를 찾으러 도시로 간다.
이때부터 영화는 웨이의 동선을 따라 도시로 떠난다. 쌀쌀한 역무원에게 안내 방송을 부탁하고 돈을 털어 대자보도 붙여보다 마침내 방송국까지 찾아간 웨이. 그러나 문전박대 당한다. 웨이는 굽히지 않고 방송국의 문을 두드려 사연이 전파를 타게 되고 장휘거도 돌아온다. 시골학교의 눈물 겨운 사연이 알려지면서 성금까지 답지한다. 가난에 찌들었던 모두는 활짝 웃는다.
구봉서씨 주연의 '수학여행'을 문화교실로 본 기억이 있는 관객이라면 '책상…'의 정감어린 느낌을 연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시골학생들의 순박함과 티없이 맑은 동심이 분필처럼 가슴에 묻어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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