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민간 오페라단 활동이 어느 때보다 활기를 띠고 있다. 호남오페라단(단장 조장남)과 공동제작한 창작 오페라 '녹두장군' 공연을 시작으로 유례없는 대형 무대를 기획하고 있는 영남오페라단(단장 김귀자). 반면 로열오페라단(단장 황해숙)은 '세빌리아의 이발사'를 각색한 '달구벌 중개사'로 무대와 객석의 거리를 좁히는 '작은 오페라 운동'에 본격적으로 나설 채비다.
▲녹두장군제작비 9억여원, 제작기간 3년, 영남과 호남, 서울지역의 성악가들까지 가세한 대형오페라 '녹두장군'(원작 차범석, 작곡 장일남)이 호남오페라단과 영남오페라단의 공동제작으로 28일 전주에서 초연된다. '녹두장군'은 100여년전 우리나라 최초의 민중운동인 동학농민혁명을 다룬 작품. 영남의 최시형 선생에 의해 시작되고 호남의 전봉준 선생이 꽃피운 동학운동을 영.호남 오페라단이 재현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전 4막2장으로 공연되는 이번 무대에는 영.호남의 대표적인 성악가들 외에도 바리톤 고성현.최종우, 테너 김남두, 베이스 김요한씨 등 국내 정상급 성악가들이 출연, 무대를 빛낸다. 대구공연은 2000년 1월 21.22일 대구시민회관에서 열리며 이후 서울.대전.광주.부산 등 전국 순회공연에 나설 예정.
영남오페라단 김귀자 단장은 "단순한 교류 공연이 아닌 공동 제작과 공동 공연을 함으로써 단독공연으로는 시도하기 어려운 대형 무대와 파격적인 기획이 가능해 졌다"며 "앞으로 호남오페라단, 부산의 그랜드 오페라단과 함께 본격적인 공동 작업을 시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달구벌 중개사병원장 바로니아에게 수년치 월급을 가불한 죄(?)로 꼼짝 못하고 잡혀있는 간호사 로지나, 그녀에게 사랑을 느끼는 울릉도 출신 대구지방검찰청 부장검사 알마비바, 그리고 두 사람을 엮어주기 위해 재치를 발휘하는 달구벌 중개사 피가로. 얼핏 연극으로 착각할 만한 이 배역들은 로시니의 대표작 '세빌리아의 이발사'를 각색한 오페라 '달구벌 중개사'의 주인공들이다.
26일부터 사흘간 대백예술극장에서 공연되는 '달구벌 중개사'는 '관객과 친근한 오페라'를 지향하는 로얄오페라단의 세번째 작품. 로시니 특유의 경쾌한 음악과 희극적인 요소를 최대한 살리는 대신, 17세기 스페인이라는 무대배경과 상황설정을 관객들이 이해하기 쉬운 현재의 대구로 바꿨다. 기존 오페라의 틀을 깨고 현제명의 가곡 '고향생각' 등 원작에 없는 노래를 삽입한 파격도 신선하다.
각색 및 연출을 맡은 이영기(계명대 교수)씨는 "객석과 무대의 거리를 좁힌 소형 공연장에서 관객에게 오페라에 대한 거부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달구벌 중개사'를 기획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작은 오페라 운동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연문의 752-5807.
申靑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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