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크리스마스 실 강매 이웃사랑과 거리 멀어

수성구에 사는 고등학생이다. 며칠전 학교에서 크리스마스 실을 판매했다. 문제는 그것이 학생들의 자율적인 구매의사에 의해 판매되는 것이 아니라, 학급별로 할당된 일정량을 강매하는 방식을 취한 점이다.

할당된 27장을 모두 팔지 못할 실장은 담임교사로부터 '능력이 없다' '통솔력이 부족하다'는 식으로 꾸중을 듣고, 실을 사지 않으려는 학생은 양심이 어떻고 인간성이 어떻고 하는 욕설과 함께 구매를 강요 받았다.

더 어이가 없는 것은 끝까지 실을 사지 않았던 학생들에 대한 얼토당토 않은 불이익이었다. 담임교사는 그 명단을 작성해서 이튿날 대청소를 하게 하고, 앞으로의 청소와 급식당번 등을 모두 떠넘겼다.

학교에서 실을 판매하는 것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 학생들에게 작은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가까이 하는것이니 오히려 좋은 일이다. 하지만, 결핵협회의 뜻이든 학교 측의 뜻이든 강매가 이루어진다면, 그것은 따뜻한 마음으로 사랑을 실천하고자 했던 다수의 학생들에게 불신과 거부의 감정만을 더해 그 사랑의 마음까지 사그라들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규화(인터넷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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