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등-힘겨운 병든 노모 수발

"평생 고생만 하신 어머니가 늙으막에도 많은 상처를 받으시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픕니다"

자그마한 미장원을 운영하는 김모(34.여.대구시 남구 대명동)씨는 가게에 딸린 방에 누워 중병을 앓고있는 모친을 볼 때 마다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다.

김씨의 모친(79)은 40대에 남편을 여윈 뒤 농사일과 행상 등으로 모진 고생을 하며 3남3녀를 출가시켰으나 지금은 막내 딸인 김씨에게 의지, 외롭고 지친 말년을 보내고 있다. 김씨도 남편과 헤어진 뒤 아들(5)을 키우며 미장원을 운영하고 있는 실정.

젊을 때 부터 병고에 시달려온 김씨의 모친이 덜컥 자리에 눕게된 것은 지난해 11월. 병원에서는 모친이 중풍과 당뇨, 고혈압 등의 합병증과 함께 혈관이 막히는 바람에 다리가 썩어들어가고 있으나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수술 불가 진단을 내렸다. 이후 김씨는 모친을 모시고 1주일에 한번씩 병원에 들러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

오빠 언니들도 형편이 어려운지 이렇다할 도움을 주지 못하고있다. 월 50만원이 드는 모친의 치료비 등 100만원 정도가 병수발에 사용되고 있으나 형제들은 지난 8월 모친의 입원비 중 일부를 부담한 것 외엔 별다른 지원을 못해주고 있다는 것.

김씨의 월수입은 100만~150만원으로 근근히 가계를 꾸려나가고 있는 실정이다.김씨는 "혼자서 어머니를 병원에 모시고 가기가 힘겨워 교대로 모시거나 치료비 일부라도 지원해달라고 형제들에게 부탁하고 있으나 잘 되지 않고있다"고 했다.

"어머니 앞에서 형제들을 탓하면 가슴이 아프다고 통곡하시기 때문에 원망도 제대로 못한다"는 김씨는 "내리 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는 옛말이 진실인 것 같다"고 한탄했다.

李宗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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