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대합실 노숙자 연행

며칠전 밤 10시쯤 대구역 대합실에서 TV를 시청하면서 쉬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10여명의 공무원과 경찰 그리고 대구역 직원들이 역대합실에서 쉬고 있는 노숙자들을 강제로 연행하고 대구역 앞에 있는 파출소에서 신원조회를 하고는 강제로 누숙자 쉼터에 입소시키는 상황을 목격했다. 이 과정에서 본인이 노숙자들도 일반 시민들과 마찬가지로 역대합실에서 쉴 수 있는 자유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만류하자 담당공무원과 경찰은 공무집행방해라고 주장하면서 본인의 의사를 무시하고 강제로 연행하는 사건을 지켜보면서 참으로 칙잡한 생각이 들었다.

우리사회에서 노숙자들의 인권은 무시되어도 좋단 말인가? 노숙자들은 추위를 피해서 따뜻한 역대합실에서 쉴 수 있는 자유도 없단 말인가? 그리고 범죄자도 아닌 노숙자들을 죄인취급하면서 강제로 연행해서 신원조회를 하고 이들의 의사에 반해서 노숙자 쉼터에 강제입소시키는 것이 경찰과 공무원의 공무집행에 해당하는 일인가를 생각할 때에 참으로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 우리사회가 아직도 IMF 사태로 인해서 실직의 아픔을 겪고 있는 실직노숙자들에게 이런 대우를 하는 것이 가슴아플 따름이었다. 경찰과 공무원들은 노숙자의 인권을 무시하고 무조건 시민들의 눈에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이 그들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한 우리사회의 소외받는 이웃들의 설자리는 없어지고 말 것이다.

박남헌(되살림 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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