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옷로비 협박론 파문 확산

김태정(金泰政) 전 검찰총장의 변호인인 임운희(林雲熙) 변호사는 6일 "최순영(崔淳永) 전 신동아그룹 회장 구속을 전후해 신동아측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김 전총장을 협박했다"고 주장, 이른바 '협박론'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김 전총장이 그동안 간접적으로 '신동아로부터 협박당했다'는 주장을 해왔지만 변호인을 내세워 공개적으로 주장하기는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특히 그가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라고 언급함으로써 다양한 채널의 의미에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임 변호사는 이날 오전 김 전총장의 부인 연정희(延貞姬)씨와 함께 최병모(崔炳模) 특검팀에 출두한 자리에서 '신동아측이 김 전총장을 협박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답하면서 "당시 김 전총장이 신동아측으로부터 직접 협박을 받은 적도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최회장 구속 집행전인 지난 2월11일 (신동아측이) 당초 퍼뜨렸던 유언비어와 비슷한 내용의 광고를 5개 일간지에 내겠다고 협박했다"면서 "일국의 검찰총장을 상대로 사적인 약점을 잡아 협박한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앞서 김 전총장도 구속되기 직전 대검 조사과정에서 협박론을 일부 언급했다.김 전총장은 지난 2월 하순 박주선(朴柱宣) 당시 청와대 법무비서관에게 전화를 걸어 '피내사자 입장에서 결과가 궁금하고 그 일로 5대 일간지에 광고하겠다는 협박까지 당하고 있으니 내사결과를 볼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총장은 또 2월말 부인 연씨의 결백을 해명하기 위해 박시언(朴時彦) 당시 신동아부회장을 집무실로 불러 "사직동팀 조사결과이니 이형자에게 쓸데없는 짓 하지 말라고 전해달라. 계속 협박하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며 보고서를 보여줬다는 내용이 그의 영장에도 적시됐다.

김 전총장과 임 변호사의 말을 종합해 보면 신동아측은 최회장의 구속방침이 결정되자 김 전총장의 부인 연씨가 연루된 옷로비 의혹사건을 폭로하겠다며 다양한 경로를 통해 김 전총장을 협박했다는 말이 된다.

이는 김 전총장의 주장처럼 '옷로비'에 실패한 이형자씨측이 '김태정 죽이기'에 나섰다는 이른바 '신동아 음모론'과 맥이 통하는 내용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신동아측이 최회장 구속일인 지난 2월11일 5대 일간지 광고를 통해 '검찰총장 부인의 옷값대납 요구를 거부해 최회장이 구속됐다'는 A4용지 4장 분량의 광고문건을 준비했다가 검찰의 항의로 게재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져 협박론의 진위여부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특검팀과 대검은 옷로비 의혹사건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음모론과 함께 협박론의 진위 여부를 가려내야 할 입장이어서 협박론이 옷로비 의혹사건의 새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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