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그레코로만형 국가대표 1차 선발전

대구 달서공고 출신의 하태연(삼성생명)이 시드니올림픽 그레코로만형 국가대표 1차선발전에서 라이벌 심권호(주택공사)를 꺾었다.

하태연은 8일 청주체육관에서 벌어진 대회 2일째 54kg 결승에서 '피할 수 없는 맞수' 심권호를 2대0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하태연은 내년 4월 예정인 2차선발전에서 우승하거나, 2차선발전 우승자와 맞붙는 최종선발전을 이기면 시드니올림픽 출전 티켓을 확보하는 유리한 입장이 됐다.

이날 대결은 '심권호의 설욕이냐, 하태연의 연승 행진이냐'를 놓고 레슬링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3년째 태릉선수촌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두 선수의 숙명적인 대결은 97년부터 시작된다. 국제레슬링연맹이 심권호의 48kg과 하태연의 52kg을 54kg으로 통합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경기전까지 3차례 대결, 하태연이 2승1패로 앞섰다. 97년에는 하태연이, 98년에는 심권호가 이겼고 지난 7월에는 다시 하태연이 승리, 아테네세계선수권에 나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8일 대회는 힘을 앞세운 하태연이 한 수 위였다.

하태연은 탄탄한 하체를 이용, 중심을 잡고 다양한 기술을 자랑하는 심권호의 공격을 사전 차단했다. 하태연은 소극적인 공격으로 연장전 포함 9분동안 4차례나 패시브를 선언당해 점수를 내 줄 위기를 맞았으나 힘으로 상대의 공격을 무위로 돌렸다.

오히려 한 번 따낸 패시브 찬스에서 주특기인 옆굴리기 등으로 2점을 얻어 승부를 결정지었다.

심권호는 48kg에서 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아선수권을 제패하고 54kg에서도 세계선수권과 아시아선수권 우승을 차지, 세계레슬링 사상 처음으로 '2체급 그랜드슬램'을 노리는 90년대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스타다.

金敎盛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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