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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사람들의 특별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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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말이 유난히 추운 불우이웃들에게 기업체나 유력인사의 발길은 뚝 끊겼으나 회사원, 주부, 대학생 등 평범한 시민들의 사랑은 계속돼 어려운 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대구시 북구 복현동 장애인 시설인 성보원에는 지난 21일 오전 미용사 20여명이 방문, 200여명이나 되는 원생들의 머리를 단정하게 깎아줬다. 이들은 매월 셋째 화요일이면 이곳을 방문하고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는 7, 8년째 같은 일을 계속해 오고 있다.

성보원을 정기적으로 방문, 물품을 지원하거나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들은 삼성생명중대구영업국 직원, 코오롱의 '덤불회', 경북대 식품공학과 동아리 '소나기', 대구은행의 여직원회인 '동백회' 등 평범한 직장인이나 대학생이 대부분. 모두 800여명이 꾸준히 이 곳을 찾아와 장애인들의 고통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있다.동구청과 민간사회안전망동구협의회가 소외계층 돕기를 위해 이달부터 시작한 '사랑의 쌀뒤주 운동'에도 3천여명의 주민들이 쌀, 김치, 성금 등 6천여만원의 물품을 기탁해왔다.

동구미용사협회 회원 10여명은 지난 21일 동구 덕곡동 안나요양원 등 3개 복지시설에 250여만원 상당의 생필품을 전달했으며 동구지역 일부 교회들은 최근 동구기독교회협의회를 결성, 홀로사는 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 등에게 정기적으로 생활비를 지원하기 위해 동구청과 협의 중이다.

수성구 범어4동 주민들은 지난 20일부터 범어4동사무소에서 불우이웃 돕기 바자회를 열고 있다. 지난 97년부터 동사무소 문화교실에서 마련한 취미생활 모임에 참여하면서 알게된 이들은 꽃바구니, 뜨게질작품 등 50여점을 판매해 수입금 전액을 이웃돕기 성금으로 내기로 했다.

복지시설 한 관계자는 "명절이나 연말 등 '때'가 되면 찾아와 금품을 전하는 가진 사람들보다 꾸준히 시설보호자들을 돌봐주는 평범한 이웃들이 더 고맙다"며 "묵묵히 이뤄지고 있는 사랑의 손길은 어려운 이웃들에게 삶의 용기를 가져다주고 있다"고 말했다.

金敎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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