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영화-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는 효신(박예진)의 일기장에 적힌 '죽음을 기억하라'는 주문으로부터 시작된다.

민아(김민선)는 어느날 수돗가에서 자줏빛 일기장을 발견한다. 글씨와 그림으로 빽빽히 채워진 노트는 커플로 소문난 효신과 시은(이영진)의 교환 일기. 둘이 옥상으로 올라가는 것을 본 민아는 몇분 후 효신이 옥상에서 뛰어내렸다는 것을 알고 혼란을 느낀다. 한낮의 여고에는 자살한 효신의 영혼이 떠돌아다니고 효신의 죽음에 얽힌 갖가지 소문이 떠돌면서 학교는 술렁이기 시작한다.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는 분명 '여고'의 '괴담'을 담고 있지만 전작과 다른 느낌을 준다. 선혈 낭자한 장면도 없고, 살해나 귀신의 복수류의 이야기도 없다. 학교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소녀들의 사랑과 갈등, 죽음에 관한 심리보고서 같은, 그래서 팬터지에 가까운 영화다. 10대들이 여성으로 커가는 통과의례, 그 가운데 있는 심리적 불안과 스트레스, 공포가 이 영화를 채우고 있는 키워드다.

단편 '열일곱'의 공동연출 경험이 있는 한국영화아카데미 13기 동기생 김태용, 민규동 두 신인감독은 소녀와 소녀의 비극적인 첫사랑 기록을 통해 10대의 비밀스런 의식을 잘 표현해 내고 있다. 공동연출은 '서울예수'(선우완, 장선우 공동연출) 이후 처음이다. '여고괴담' 시리즈가 생각보다 길게 이어질 수도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속편이다. 12세 관람가. (24일 아카데미, 중앙시네마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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